[이제는 지방시대! 글로컬 유니콘 키우자-대구·창원편 특별좌담회]
김우현 DGIST 연구진흥팀장·박준상 시리즈벤처스 공동대표·박재현 로보스 대표
지방소멸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최대 위기입니다. 산업이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인재가 떠나며 산업이 더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열쇠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입니다. 이를 위해선 디지털 전환 시대를 이끌어갈 신기술·신산업 분야 창업 활성화가 중요합니다. 이에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는 지역별 미래산업 육성 전략과 창업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이제는 지방시대! 글로컬 유니콘 키우자> 특별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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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여개.’ 대구에 위치한 로봇 관련 기업 수다. 2008년 로봇 관련 기업이 3개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섬유도시’ 대구가 전통산업에서 벗어나 이젠 ‘로봇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요람 역할을 한 창원도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디지털 전환(DX)에 박차를 가하면서 관련 벤처·스타트업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산단 노후화로 성장동력을 잃어가던 두 지역이 혁신 창업생태계 조성을 통해 미래 재도약을 꿈꾸는 모습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는 ‘대구·창원의 변화를 일으킨 창업생태계’를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대구 토박이 스타트업인 로보스 박재현 대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의 박준상 공동대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김우현 연구진흥팀장이 참석했다.
로보스는 도축 자동화 로봇 시스템을 개발한 기업이다. 시리즈벤처스는 부울경을 거점으로 활동중인 AC이자 팁스(TIPS) 운영사다. 김우현 팀장은 20년간 산학연 협력과 기술이전, 창업 분야에서 20년간 재직하며 100여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했다.
-대구, 창원 창업 환경 특성은.
▶박준상 시리즈벤처스 공동대표(이하 박준상 대표)=2015년엔 특색 없이 ICT(정보통신기술) 플랫폼, 콘텐츠 비즈니스 등을 하고 싶어 했다. 이건 서울·경기지역에서도 하니까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이후 안 되는 걸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분위기로 바뀌었다. 창원은 기계, 대구는 첨단 로봇 관련 인프라가 잘 발달됐다. 이 분야 혁신 스타트업이 최근 속속 나오면서 이 지역 MZ(2030세대) 취준생 사이에선 ‘굳이 서울 안 가도 되겠다’는 인식이 생겼다.
▶김우현 DGIST 연구진흥팀장(이하 김우현 팀장)=지난 3월, 330만㎡(약 100만평) 규모의 제2 국가산단이 대구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와 옥포읍 간경리 일원으로 정해졌다. 산단에는 미래차와 로봇이 융합된 미래 모빌리티 제조업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지식서비스 분야 기업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리고 테크노폴리스 중심으로 로봇 테스트필드가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에 선정돼 약 2000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DGIST 창업기업들도 살펴보면 건설현장부터 스마트팜까지 사람들이 꺼리는 작업 현장에 맞는 로봇을 개발해 대체 투입하는 사업모델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전반적으로 대구시가 로봇 산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로보스가 대구, 창원을 활동 거점으로 삼은 이유는.
▶박재현 로보스 대표(이하 박재현 대표)=제조 인프라는 대구, 창원 지역이 비교적 파워풀하다. 처음 회사를 창업할 때 대구시를 택한 이유는 로봇사업 성장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난해 1호 PoC(기술검증)를 진행하고, 매출이 나오기까지 대구에서 누릴 수 있는 인프라를 적극 활용했던 것 같다. 지금은 본격적인 로봇생산이 필요한 단계여서 창원으로 옮겼다. 창원은 중·대형 로봇 제조와 관련 압도적인 인프라가 갖추고 있다.
▶박준상 대표=글로벌 리딩그룹인 미국과 유럽이 생산시설 내재화에 투자하고 있다.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 또한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 관련 로봇을 제조·수출하는 벤처·스타트업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최근 정부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투자 예산과 펀드를 늘리는 추세다. 국내 AC나 VC(벤처캐피탈) 중엔 제조 기술 분야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팀을 별도로 꾸리는 곳도 있을 정도다. 창원을 중심으로 한 경남은 스마트팩토리 산업이 발전돼 있는 기계산업의 메카다. 이곳에서 글로컬(국제(global)와 현지(local)의 합성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
-대구, 창원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김우현 팀장=창원은 기계, 대구는 로봇 산업을 리딩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관련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다. 때문에 우리 대학도 SW 인력을 더 많이 양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역 인재들을 SW 중심으로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키우고, 그 인력들이 하드웨어 인프라가 잘 발달된 지역에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 지역 간 새로운 형태의 콜라보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다.
▶박준상 대표=창원은 하드웨어 기술력에 비해 소프트웨어(SW) 설계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반대로 대구는 우수한 SW 개발인력이 많이 나오고 있다. 로보스는 이런 창원과 대구의 장점을 잘 결합한 우수사례로 꼽힌다.
-지역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형태의 창업생태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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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현 팀장=최근 DGIST와 창원 로봇랜드 컨소시엄이 산자부의 100억원 규모 물류로봇 플랫폼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경남권을 아우른 창업생태계를 놓고 볼 때 타지역과의 콜라보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위성도시들이 같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1일 군위군이 대구광역시에 편입됐다. 군위는 국제공항 건설 예정지다. 대구 내 국제화가 가능한 인프라가 만들어지니까 이를 통한 지역 창업생태계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
▶박준상 대표=지역간 초협업 창업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우선 지자체가 그런 역할을 맡아줄 좋은 AC·VC도 함께 키워야 한다. 보통 지자체에선 서울에 있는 유명한 곳(AC·VC)에서 펀드를 유치하면 지역 창업생태계가 발전될 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곳 대부분이 지역에 상주 인력을 둘 수 없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지역 창업생태계에 기여하는 바도 크지 않다. 대부분 벤처·스타트업은 지역 기반 비즈니스라서 그 지역에 대해 잘 알고, 많은 인력을 두고 정보 교류 및 협업 등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 스타트업에서 다수의 유니콘이 나올 수 있도록 지역 AC·VC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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