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KBO 역수출 신화를 쓴 메릴 켈리의 호투를 앞세워 6차전에서 승리했다.
애리조나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 경기에서 5-1로 승리하며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다.
애리조나는 1, 2차전 잭 갈렌과 메릴 켈리를 내보냈으나,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 3차전과 4차전을 내리 가져오며 2연승으로 시리즈 타이를 이뤘지만, 5차전 에이스 갈렌이 다시 무너지며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6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 ’KBO리그 출신’ 켈리가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NLCS 첫 승을 완성하며 2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2회부터 터진 애리조나 연타석 대포
1회초 애리조나 타선은 필라델피아 선발 애런 놀라를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나 2회부터 폭발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토미 팸이 놀라의 5구째 낮은 너클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작렬했다.
연타석 홈런까지 나왔다. 구리엘 주니어가 3구째 몸쪽 낮은 싱커를 잡아당겼고,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 돌아오지 않았다. 애리조나는 대포 두 방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분위기를 탄 애리조나의 타선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젓 듯이 집요하게 놀라를 공략했다. 알렉 토마스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에반 롱고리아가 1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추가점을 냈다.
2회초 만에 애리조나는 필라델피아와 격차를 3점 차로 벌렸다. 타선의 지원 덕분에 켈리 역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필라델피아 타선 이겨낸 켈리
켈리는 1회말 제구 난조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선두타자 카일 슈와버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것. 후속타자 트레이 터너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브라이스 하퍼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다. 켈리는 위기에서 강해졌다. 4번 타자 알렉 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브라이슨 스톳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초 타선의 지원으로 3점의 리드를 받은 켈리는 2회말 곧바로 첫 실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J.T. 리얼무토에게 2루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득점권에 주자를 뒀다. 후속타자 닉 카스테야노스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으나, 브랜든 마시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후 켈리는 1사 2루에서 요한 로하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슈와버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며 2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위기에서 이번에도 켈리는 담담하게 터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3회부터 켈리는 안정감을 찾았다. 3회말 안타 단 1개 만을 내주며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고, 4회말에는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선두타자 슈와버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후 터너를 뜬공, 하퍼를 헛스윙 삼진으로 정리하며 2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5회부터 가동된 필라델피아 불펜 그러나
필라델피아 선발 놀라는 5회초 다시 점수를 내줬다. 선두타자 페르도모를 중견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했지만, 캐롤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출루를 허용했다. 후속타자 마르테에게 1타점 적시 3루타까지 얻어맞은 놀라는 결국 마이클 로렌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로렌젠은 6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성공적인 불펜 투입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7회초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오리온 커커링이 다시 추가점을 내주며 애리조나와 격차는 더 벌어졌다.
7회초 선두타자 페르도모가 안타를 친 뒤 도루까지 성공하며 직접 득점권에 위치했다. 1사 2루에서 마르테의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5-1까지 도망갔다.
#애리조나 불펜은 달랐다
필라델피아 불펜은 추가점을 내줬으나, 애리조나 불펜은 단단했다. 6회말부터 마운드에 오른 라이언 톰슨이 1.1이닝을 무실점으로 정리했다. 안타 2개를 내주긴 했지만 필라델피아 타선을 상대로 실점 없이 버텼다.
톰슨에 이어 등판한 앤드류 살프랑크 역시 0.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필라델피아 타선을 잠재웠다. 케빈 진켈 역시 8회말 마운드에 올라 필라델피아의 중심 타선을 상대로 안타 1개만을 내주며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폴 시월드는 리얼무토와 카스테야노스, 마시를 상대로 삼진 2개와 뜬공 1개를 잡아내며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잠궜다. 애리조나 불펜은 단 3개의 안타만을 허용했으며 단 1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결국 터지지 않았던 필라델피아 타선
애리조나 타선은 놀라를 초반부터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홈런 2개를 앞세워 놀라에게 4득점을 뽑아내며 5이닝도 채우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최고의 장타를 자랑하는 필라델피아 타선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2회말 켈리를 상대로 득점한 1점이 전부다.
특히 공포의 테이블 세터 슈와버와 터너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어 하퍼마저 3타수 무안타로 잠잠했다. 알렉 봄과 하위 타순에 배치된 마시가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분전했을 뿐이었다.
결국 6차전은 애리조나의 승리로 끝이 났다. 3승 3패로 시리즈 타이를 이룬 애리조나는 필라델피아와 NLCS를 7차전까지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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