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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두번째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26년 만에 현직에서 물러나고 새 최고경영자(CEO)로 김미섭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내정했다. 창업 멤버의 퇴진과 세대교체가 이번 그룹 인사의 핵심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주가 하락 속에 주력 사업인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8.3% 줄어든 13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조97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 감소했고 영업이익 1567억원으로 51.2% 감소했다.
박현주 회장의 두번째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에 미래에셋증권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3일 최 회장의 후임자를 포함한 그룹 인사를 단행했다. 김미섭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했다. 김 부회장은 향후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될 전 전망이다.
박현주 회장은 “26년 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고민이 세대교체”라며 “인간적인 번민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2기 전문 경영인 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3분기 순이익 6.7% 감소…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1.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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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증권의 CEO 교체에 나선 이유는 주가 하락 속에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연결지배순이익이 전년대비 6.7% 하락한 966억원으로 내다봤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 1조7000억원과 CJ CGV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사채 평가손실 등이 반영된 실적이다.
올 3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PF 신용공여 규모는 1조1455억원이다.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한 지난해 3분기 시점(1조3571억원)과 비교하면 15.6%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지배순이익은 1016억원으로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32% 밑돈다고 내다봤다. 순이익 추정치인 1587억원 대비 36% 하락한 실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2분기 차익결제거래(CFD)와 해외부동산에서 700억원대의 충당금을 쌓으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도 2분기 500억원으로 보고됐고 미수채권 충당금도 260억원 쌓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7월4일~10월4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15.37% 하락했다. 이 기간 연기금이 약 300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119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올 하반기 미래에셋증권은 금융감독원 검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악재가 많았다. 금감원은 8월 사모펀드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다선 국회의원이 라임으로부터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채권형 랩·신탁 불건전 운용 관행 등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했다. 지난 5월 하나증권과 KB증권으로 시작된 해당 검사는 NH투자증권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고객에게 손해배상을 추진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는 금융당국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미래에셋은 “수년 전부터 차세대 리더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이번 인사에서도 그동안 구축해 온 인재 풀 안에서 비전과 역량을 갖춘 리더를 선정했다”며 “신임 등기이사는 향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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