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이란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공식 메시지를 외교 채널로 두차례 이상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남캅카스 지역 국가 장관급 협의체인 3+3 외교장관 회의 뒤 이같이 밝혔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미국은 두 차례 이상 두 가지 주요 논제가 포함된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냈다”면서 “그들은 적대행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고 이란이 자제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란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한 이·팔 분쟁이 중동 전쟁으로 확전하는 것을 원치 않음을 강조하면서 이란에 분쟁 개입 자제를 강하게 요청했다는 설명이.
앞서 미국은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이란의 공모 가능성에 대해 ‘의심은 가지만 증거는 없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이란이 하마스나 헤즈볼라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거듭 경고해왔다.
이날도 미국은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관련해 이란을 겨냥한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지역을 불안하게 하는 이란의 행동과 그들이 지역에 가하는 위협에 대해 간과한 적이 없다”며 최근 미국이 중동 지역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강화하고 군사 자산 투입을 늘린 것은 “모두 이란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포드호와 아이젠하워호를 동지중해로 이동시키고, 중동 지역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을 추가 배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2척의 항공모함을 중동 지역에 배치한 것과 관련해 이란을 겨냥하며 “우리가 항모 전대를 어디로 보낼 때는 우리의 적에게 의도적으로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