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부상서 회복 중…로스터에 있지만 언제 출격할지는 오리무중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를 치르는 SSG 랜더스의 김원형 감독과 NC 다이노스의 강인권 감독은 경기 전후로 기자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하다가도 커크 맥카티(SSG), 에릭 페디(NC) 얘기만 나오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다른 질의와 달리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사정 때문이다. 둘이 부상에서 얼마나 회복했는지, 언제 등판할 수 있을지는 선수와 감독, 트레이너만 알 뿐이다.
타자가 친 공에 오른쪽 팔뚝을 맞아 타박상 진단을 받은 투수 3관왕 페디와 옆구리 통증으로 한 달 이상 실전에서 던지지 않은 9승 투수 맥카티의 등판은 준PO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마운드에 오르지도 않은 두 선수의 이름이 매일 경기 전후로 기사의 한 꼭지를 장식하는 이유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 고종욱의 직선타에 팔뚝을 맞고 회복 중인 페디를 애초 준PO 2차전 또는 3차전 선발 투수로 고려했다.
강 감독은 23일 준PO 2차전 직전에는 더는 페디의 등판을 미룰 수 없다며 25일 준PO 3차전 선발로 예고했다가 경기 후 뒤집는 촌극도 빚었다.
이날 훈련을 마친 페디가 팔뚝에 불편함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충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며 준PO 3차전 등판도 어렵다고 강 감독은 전했다. 페디는 일러야 준PO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할 수 있다.
페디 없이 신민혁과 송명기 등 국내 투수를 내세워 원정에서 2승을 챙긴 NC는 안방에서 치르는 준PO 3차전에서 되도록 빨리 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해야 큰 체력 손실 없이 kt wiz와 제대로 맞붙는다.
그러나 페디의 등판이 미뤄지면서 이후 전략 수립과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문제가 생겼다.
페디를 기용하지 않고 준PO를 통과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등판 간격과 실전 감각 등을 고려할 때 페디가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처럼 위력적인 투구를 펼칠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렵다.
맥카티의 가을 야구 보직은 1이닝 불펜 투수다. 아파서 공을 많이 안 던져 선발로 뛰긴 어렵다.
맥카티는 준PO 1, 2차전에서도 불펜에서 대기만 했다. 1차전에서는 선발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너무 잘 던져서, 2차전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한 우완 문승원이 혼신의 역투를 펼쳐 맥카티가 등판할 기회가 없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맥카티가 준PO 3차전에서는 대기한다”며 힘줘 말했다. NC 타선의 주력이 왼손 타자인 점을 고려할 때 준PO 3차전에 총력전으로 맞서야 할 SSG가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맥카티를 어떤 식으로든 마운드에 올려야 한다.
결국 경기와 시리즈 전체 상황에 따라 맥카티와 페디가 차례로 등판할 수도 있고, 로스터에만 오른 ‘투명 인간’이 될 수도 있다.
NC가 준PO 3차전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 시리즈를 끝내면 준PO에서 맥카티와 페디가 던지는 모습을 못 볼 가능성이 크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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