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사과 당도 휴대용 분광기로 정밀 측정한다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보기에 잘 익은 사과의 당도 등을 휴대용 분광기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 분광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휴대용 분광 센서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분광측정은 물질이 반사 또는 흡수하는 빛의 파장 분포를 통해 고유의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응용 분야 비파괴 시료 분석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 나노공정 기술 발전으로 소형 분광 센서가 개발돼 품질 평가, 환경 모니터링, 위약 진단 및 헬스케어 등에 활용되고 있으나, 내부 광부품들을 간소화하면서 광학 성능이 크게 떨어져 시료 분석의 정확도가 낮다.

광학 성능이 저하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크기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팀은 수 밀리미터(mm) 두께의 분광기 내로 들어온 가시광선이 석영(Quartz) 속에 제작된 회절판을 거치며 짧은 거리에서 넓게 분산시키는 ‘고체 잠입 회절판 구조’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또 회절판과 굴절률이 유사한 렌즈를 접합해 분산된 빛이 이미지 센서에 평면 초점을 맺도록 설계해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균일한 분광 분해능을 갖도록 제작했다.

제작된 마이크로 분광기 모듈은 8mm×12.5mm×15mm 크기로, 기존 상용분광기를 1천 배 이상 축소했다.

하지만 상용분광기 성능과 비슷한 평균 5.8nm의 고해상도와 작동 파장 범위 내 76% 이상의 고감도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휴대용 분광 센서를 설계·제작해 과일의 품질 검증을 진행했다.

분광 신호의 형태를 분석, 과일의 성숙도를 예측해 실제 성숙도와 비교, 0.91 이상의 높은 상관 계수로 신뢰도 높은 예측 모델을 정립했다.

정기훈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초박형·고해상도의 마이크로 분광기는 식음료 품질검사는 물론 현장 검사·진단이 필요한 농수산물·헬스케어 분야뿐 아니라 고속 품질분석이 필요한 제약·바이오·반도체 검사 분야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정우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jchu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