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근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고체 배터리 생산 속도를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같은 수준으로 높이는데 근접한 모습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이정표로, 도요타는 2027년 혹은 2028년께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된 배터리로,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높은 안전성과 짧은 충전 시간 및 높은 에너지 밀도 등을 보유하고 있어 차세대 배터리의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조립 과정으로, 배터리 셀의 적층 작업이 신속하고 정밀하면서도 내부 양극재와 음극재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한 엔지니어는 전고체 배터리를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같은 속도로 양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적층 속도 측면에서 우리는 거의 그 수준에 도달했다”며 “우리는 더 많은 양을 생산하면서도 품질을 체크할 수 있을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실험이 성공할 경우 충전시간 10분 미만에 주행 거리는 현재의 배 이상인 1200km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이에 전 세계 배터리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습도와 산소에 대한 배터리의 민감성, 합선을 일으키는 덴드리테스(가느다란 금속 섬유) 형성 방지 등 기술적 문제들이 산적한 상태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다가오는 10년간 (전고체 배터리) 양산까지는 상대적으로 험난한 길”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지난 6월 기자,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공장 투어에서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리고 안정성을 높이는 ‘소재 해법’을 찾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지난 주에는 일본 에너지 그룹인 이데미쓰 고산과 황화물 고체 전해질이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기술적 측면의 진보와는 별개로 도요타 경영진은 여전히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 배터리 소재의 품질 관리 측면에 있어서는 많은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은 지난 주 기자 회견에서 이르면 2027년에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개시할 전망이라면서도, 그 규모는 작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전고체 배터리를) 세계에 선보이는 것이고, 양적 확장은 그때부터 생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다른 글로벌 배터리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중국 CATL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중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를 올해 연말 전에 양산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 삼성 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한 자동화 시험 라인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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