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23일(현지시간) 3만5000달러(약 4710만원)를 돌파했다. 2022년 5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조만간 출시될 것이란 기대감이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3일 3만달러대에 머물던 비트코인은 3만1000달러를 돌파한 뒤 상승세에 탄력이 붙으면서 3만5000달러까지 거침없는 랠리를 펼쳤다.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 기준 24시간 전보다 약 12% 오른 3만4400달러대를 가리키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의 투기적 매수세에 불을 댕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항소법원은 23일 SEC와 가상자산 투자업체 그레이스케일 간의 현물 ETF 승인을 둘러싼 분쟁에서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8월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한 SEC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SEC에 재검토를 지시했는데 이날 항소법원은 그레이스케일의 승소를 공식화했다.
SEC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선물에 투자하는 ETF는 허용했으나 사기와 시장 조작 위험을 이유로 현물 ETF는 승인하지 않았지만, 법원 판결로 SEC가 현물 ETF 상장을 허용하게 되리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가상자산 낙관론자들은 현물 ETF 승인은 사실상 비트코인을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ETF가 출시되면 비트코인 투자를 위한 접근이 훨씬 쉬워지기 때문에 거래가 늘고 투자자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그레이스케일 외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CBOE 등도 비트코인 현물 ETF 제공에 나설 태세다. 지난주엔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가 SEC 승인을 받았다는 코인텔레그래프의 잘못된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이 일시적으로 들썩이기도 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이번 소동에 대해 “가상자산에 대한 시장의 억눌린 관심을 보여준 예라고 생각한다”면서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가상자산의 필요성에 대해 듣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 1년 추이/사진=코인데스크 |
지난해 미국의 통화 긴축으로 인한 가격 하락과 세계 3대 거래소로 꼽히던 FTX등 관련 업체들의 도미도 파산으로 가상자산 시장엔 비관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는 달라진 모습이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3만5000달러를 단숨에 돌파하자 “가상자산의 겨울이 끝나기 시작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2021년 11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약 6만9000달러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일각선 다시 비트코인 폭등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는 21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이 3만 달러를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다음엔 13만 5000달러(1억8000만원)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는 18일 엑스에 “인플레이션은 달러(현금)를 벌기 위해 일하는 중산층과 빈곤층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며 “오늘날 부자들은 금, 은, 비트코인을 벌기 위해 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반감기와 현물 ETF 승인이 강세장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상승은 대부분 4년마다 발생하는 반감기 이벤트 직후에 이루어졌다”면서 “추정은 다양하지만 과거는 다음 반감기를 2024년 4월로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은 약 4년을 주기로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이를 반감기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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