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을 제외한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들이 올해 3분기 수익 면에서 아쉬운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프로젝트와 비주택 부문에서 매출을 올리며 외형을 키웠지만, 고금리와 주택 원가율 상승 등으로 마진이 줄어든 여파다.
24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거나 준비 중인 상장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중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현대건설 한 곳으로 전망된다. 나머지는 매출액은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지난 20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건설은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크게 늘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6202억 원, 영업이익은 245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3%, 59.7% 증가했다. 당초 증권업계의 매출 추정치는 약 6조6265억 원, 영업익은 약 2101억 원 수준이었으나, 이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건설사들은 매출은 늘었으나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감소해 ‘실속’ 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달 25일 실적 공시를 예고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분기 연결 기준 추정 매출액은 4조8000억 원, 영업이익은 2957억 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4.8%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8.6% 감소한 수치다.
또한 대우건설의 매출액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8.7% 상승한 2조7403억 원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보다 13.9% 감소한 1766억 원으로 추정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전 분기에 발생된 해외 부문의 일회성 이익을 감안한 높은 기저효과로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예상보다 더딘 원가율 개선속도, 준공 물량 대비 부족한 분양물량 등이 영향을 줌에도 비주택 부문의 매출 비중 상승을 바탕으로 매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의 매출 예상액은 1조8914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2.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937억 원으로 19.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매출 3조2988억 원, 영업이익 123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7% 증가하고 영업익은 0.9% 감소한 수준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주택 매출 및 마진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DL건설의 도급 증액 지연 등으로 전 분기 대비 개선도 뚜렷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영업이익 감소에는 고금리, 건설 자재비 상승에 따른 마진 하락과 내수 주택시장 침체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주택 부문, 해외 건설 프로젝트가 매출액을 끌어올리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높은 주택 원가율이 마진 하락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상승한 현대건설의 경우, 주택 원가율로 인한 부담을 해외 현장의 견조한 실적으로 상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해외 공사가 본격화되고, 국내 주택 부문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현저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연내 원가율 개선은 빠르게 이루어지기 어려워 보이지만 별도 주택, 건축 및 해외 대형 현장의 견조한 매출과 연결회사의 높은 기여를 감안하면 외형 성장에 따른 이익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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