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서울, 내달 1일 H빌리지 공개…신세계·롯데도 내달 초 연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지난 24일 오전 찾은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 5층에서는 동화 속 마을이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붉은색 벽에 짙은 초록색 지붕을 드러낸 이 마을은 현대백화점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꾸미고 있는 ‘H 빌리지’다.
‘크리스마스 연출 준비 중’이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한창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곳곳에 있는 장식물은 흰 천으로 뒤덮여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백화점 3사는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장식물을 연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크리스마스 장식이 자존심을 내건 경쟁이 되면서 백화점마다 전담 조직을 만들고 연초부터 디자인 구상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더현대서울 5층에 구성한 H 빌리지로 ‘인증샷’ 맛집으로 떠오른 현대는 올해 ‘해리의 꿈의 상점’이라는 테마로 크리스마스 마을을 꾸미고 있다.
3천300㎡(약 1천평) 규모의 공간에 유럽의 작은 공방이 모여있는 듯한 이국적인 골목길을 연출하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로 볼거리를 더한다.
마을에 들어서는 상점은 모두 16개로 전국에 있는 16개 현대백화점 점포를 상징한다.
단순히 겉에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머물며 즐길 수 있도록 작은 공방 거리를 세밀하게 연출하는 한편 6천여개 조명으로 화려함도 살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특히 지난해 더현대서울 크리스마스 연출을 보기 위해 몇시간씩 대기 줄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올해는 안전관리 인원을 평소 대비 2배 이상 늘리고 주말에는 웨이팅 시스템을 운영해 입장 인원을 관리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에서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도 명동 본점 외관을 화려하게 연출한다.
현재 명동 본점의 외관에는 미디어 파사드를 모두 설치했으며 이곳에서 선보일 영상의 스토리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 건물 외관에 LED 조명 등으로만 크리스마스 장식을 연출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미디어 파사드를 처음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 처음으로 본점 외관에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한 신세계는 2021년 서커스 테마로 연출한 영상으로 백화점 업계의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불을 지폈다.
당시 140만개의 LED 칩으로 연출한 크리스마스 영상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아름다운 설경 위를 달려 마법의 성에 도착하는 영상으로 연말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명소로 발돋움했다.
신세계는 올해도 웅장하고 화려한 영상으로 명동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특히 2021년 서커스 영상을 연출해 화제가 됐던 비주얼머천다이징(VMD) 조직의 유나영 팀장이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임원급인 담당으로 승진해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주도하고 있다.
신세계가 그간 팀장급 조직이던 VMD팀의 수장을 임원급으로 승진시킨 것은 그만큼 디자인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 외벽을 흰 천으로 가리고 크리스마스 장식을 설치하고 있다.
매년 연말 길 건너에 있는 신세계 본점에 시선을 뺏겨온 롯데는 지난해부터 칼을 갈며 크리스마스 장식을 준비해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월부터 크리스마스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담 인력과 디자이너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초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에서 영입된 정의정 비주얼부문장(상무)이 조직을 이끈다.
지난해에는 본점 외관에 3층 높이의 대형 파사드를 구축해 동화 속 크리스마스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으며 올해도 외관을 따라 파사드를 설치하고 있다.
외벽 일부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꾸미고 입구 천장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형태의 조명으로 장식했다.
핀란드 동화 속에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요정 ‘똔뚜’도 입구에서 고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더현대서울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내달 1일 대중에 공개된다.
신세계와 롯데는 내달 초중순에 본점 외관을 공개할 예정이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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