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늘도 어거지(억지)로 끝냈다.”
KIA 타이거즈 클로저 정해영(22)은 올 시즌 52경기서 3승4패2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타이거즈 최초 3년 연속 20세이브 투수가 됐다. 통산 90세이브. 그러나 시즌 중반 투구밸런스가 좋지 않아 약 1개월간 2군 신세를 져야 했을 정도로 굴곡이 심한 시즌이기도 했다.
쉽게 말해 하체의 중심이동이 제대로 되기 전에 상체가 먼저 움직이면서 공에 힘을 싣지 못했다는 설명이 있었다. 후반기에 풀타임으로 뛰었으나 성적으로도 기복은 있었다. 7월 8경기서 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35, 8월 9경기서 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82, 9~10월 15경기서 2패11세이브 평균자책점 1.80.
정해영은 20세이브를 따낸 8일 광주 삼성전 직후 자신의 투구내용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깔끔하게 끝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날 주자 2명을 내보내며 아슬아슬한 승부를 했던 건 맞다. 시즌 52경기 중 주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은 경기는 단 16경기였다.
정해영은 당시 “편안하게 가야 하는데, 마음 졸이면서 간다. 최근 아버지(정회열 전 KIA 수석코치)와 얘기한 게 있다. 올 시즌을 잘 유지하고 내년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라고 했다. 변화를 암시한 발언이었다.
정해영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143.2km였다. 2022시즌의 144.6km보다 약간 떨어졌다. 14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인데 수직무브먼트, 회전수가 많아 타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타입이다.
단, 매 경기 커맨드가 좋을 순 없고,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을 수도 있으니 주자를 내보내고 실점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타자들의 방망이에 안 맞는 공을 던지는 유형은 아니다. 그래도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는 충분히 위력이 있다는 평가다. 본인의 불만족과 별개로, 리그에 정해영만한 클로저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구속을 확 올릴 수 없다면 구종 추가 등의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그에 앞서 중요한 시험 무대가 열린다. 내달 16~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정해영은 최종엔트리에 포함됐다.
마무리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24일 발표된 대회 최종엔트리를 보면 정해영 외에 마무리 요원은 없다. 심지어 정우영(LG)과 박영현(KT)은 한국시리즈라는 변수가 있다. 대회가 한국시리즈 7차전이 끝난 직후 바로 열리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 나가는 선수들은 참가가 불투명하다고 봐야 한다. KBO 역시 한국시리즈 변수에 따라 최종엔트리 변경 가능성을 열었다.
정해영은 국제무대서 자신감을 얻거나 소중한 경험을 쌓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이번 APBC가 2024시즌 준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아버지와의 통화내용은 알 수 없지만, 혹시 뭔가 변화를 시도한다면 오프시즌에 잡은 계획이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APBC서 시즌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긴 힘들겠지만, 2024시즌의 힌트를 찾을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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