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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英, 강제북송 공동성명…미국에서도 “추가 북송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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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탈북민 수백명을 대거 북송한 사태를 두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통일연구원과 영국 의회 산하 기구가 추가 북송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책임을 적시한 공동성명을 냈다. 이를 계기로 다음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서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비롯한 북한인권 사안이 한영 간에 의제로 다뤄질지 주목된다.

25일 통일연구원 등에 따르면 연구원과 영국 의회 ‘북한에 관한 초당파 모임(APPG NK)’은 24일(현지시간) 영국 웨스트민스터 상원에서 유럽 북한인권포럼을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들 기관은 ‘중국 당국(Chinese authorities)’에 의한 북한 난민 송환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며,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 임산부 등에 대한 북송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영국 의회, 국제사회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의 인권침해 상황을 ‘홀로코스트’에 비유했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언급하며 “북한은 이 같은 개선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COI는 2014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 최고위급에 의해 21세기 홀로코스트에 해당하는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홀로코스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사건을 뜻한다.

이날 포럼에는 APPG NK 공동의장이자 최근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의 화상 면담에서 ‘북송 우려’를 표명했던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 존 닐슨-라이트 케임브리지대 교수, 존 에버라드 전 주북영국대사,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등이 참여했다.

이들 전문가는 인권 문제와 국제 평화·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진단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인권 사안이 더욱 부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음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한영관계를 강화하고 북한인권 문제를 상기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영국 측에서는 미국이 대선 결과에 따라 동북아에 대한 영향력을 줄일 가능성을 거론하며 한국과 오랜 관계를 이어온 영국 정부가 ‘제3자 코디네이터’로 나서야 한다는 역할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는 지난 9일 대규모 북송 사태 당시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진 김철옥씨의 언니 유빈·규리씨도 참석했다. 발언 기회를 받은 규리씨는 “중국에서 25년간 살며 6개월 된 손자까지 둔 동생이 갑자기 북송됐다”며 “오빠도 북송됐다가 감옥에서 맞아 죽고 어디 묻혔는지도 모르는데 동생까지 그렇게 보낼 순 없다”고 호소했다. 특히 지난 5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서울사무소를 찾아 도움을 청했지만, 동생이 북한으로 끌려갈 때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중국 정부의 탈북민 ‘추가 북송’을 저지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은 이날 한미 주유엔 대표부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송 이후 북한에서 벌어질 인권침해를 우려하며 “강제북송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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