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과 이선균(48)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영화계 설상가상의 피해를 주고 있다. 유아인은 법정에 서고, 이선균은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이들이 출연한 작품은 진퇴양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출연작이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약 상습 혐의를 받는 유아인에 대해 오는 11월 14일 첫 공판이 예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 박정제 지귀연)는 지난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아인의 1차 공판기일을 오는 11월 14일로 정했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프로포폴을 181차례 상습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유아인이 투약한 것으로 확인된 의료용 마약류는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레미마졸람 등 총 4종이다.
또, 지난 1월 공범인 지인 최모(32)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앞서, 유아인은 두 차례 청구된 구속영장을 모두 피하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유아인 혐의에 대한 증거가 상당 부분 확보됐고, 범행 일부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더불어 일부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기에 방어권을 보장하고자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유아인은 신체의 자유를 누리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지만, 이로 인해 길어진 재판 기간 동안 그의 출연작들만 막심한 피해를 누리게 됐다. 유아인은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 영화 ‘승부'(김형주 감독, 제작 영화사 월광)와 영화 ‘하이파이브'(강형철 감독, 제작 안나푸르나필름),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각본 정성주, 연출 김진민)까지 총 세 편의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올스톱된 상황이다.
또, 이선균은 경찰 조사로 포토라인 앞에 서게 될 전망이다. 지난 23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선균을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체적 단서를 확보하고 이선균을 피의자로 전환했다”며 유흥업소 마담 A(29·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서울 소재의 A씨 자택에서 A씨와 함께 대마초 등을 투약한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이선균이 대마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마약의 투약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A씨는 이선균이 지난주 “사건과 관련된 인물인 A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와 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힌 협박범과 동일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확한 협박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선균이 톱스타인 만큼 ‘마약 폭로’와 관련된 사실이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선균은 A씨를 비롯한 일당에 협박을 당해 3억5천여 원을 건넨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인천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영창 부장검사)는 이선균이 고소한 A씨의 공갈 사건을 23일 인천경찰청에 이송했다.
내사자 신분이었던 이선균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됨에 따라, 경찰은 조만간 이선균을 불러 심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선균의 혐의에 대한 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통해 이선균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현재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상태다. 법무법인 지평 박성철 변호사는 텐아시아와 통화에서 ‘이선균이 혐의를 인정하냐, 부인하냐’는 질문에 “경찰 조사를 성실하게 받을 것”이라고만 재차 밝혔다.
이선균의 이번 마약 파문으로 인한 피해 역시 막심하다. 이선균이 촬영을 다 마친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와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은 이번 사건을 주시하면서 개봉 시기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영화 ‘행복의 나라’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이선균의 마약 혐의 관련한 내용을 기사로 접했다”며 “해당 사안을 주시하는 가운데 후반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출’ 역시 해당 사안을 주시하며 개봉일 조정에 들어갔다. ‘탈출’은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 초청작으로, 현지에서도 호평을 받은 기대작이다. 올해 개봉을 예정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선균 마약 이슈로 개봉일 조정에 들어갔다.
이선균은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도 캐스팅 확정, 지난주 첫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해당 이슈가 터지면서 자진 하차했다.
충무로 큰 사랑을 받으면서 한국 영화계를 이끌 배우로 꼽혔던 이들 배우들이 마약 관련 혐의로 막심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두 배우 모두 정점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던 중이라 충격과 파장은 더욱 크다.
무엇보다 주연배우의 잘못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작품 관련 업계 종사자, 관련 배우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들 출연작에 대해 “최악의 경우 폐지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들 작품의 제작비만 1000억에 이른다는 관측도 있다. 물론, 이미 찍어 놓은 작품이니 폐기만은 피할 활로를 찾아야겠지만, 이들로 인한 피해는 1000억 그 이상이다.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영화계 재를 뿌린 유아인과 이선균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