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퀴놀론계 항생제가 대동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부작용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25일 한국연구재단은 정재훈 가천대학교 교수와 허경민 삼성서울병원 교수 공동 연구팀이 플루오로퀴놀론계(fluoroquinolone) 항생제와 3세대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항생제를 사용하는 환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대동맥박리 또는 대동맥류 발생 위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퀴롤론계 항생제는 세균성 부비동염, 요로감염, 폐렴 등 다양한 감염병을 치료하는 데에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로서, 항균 범위가 넓고 먹는 약도 잘 흡수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유럽, 대만 등에서 이 항생제를 사용할 경우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미국 FDA는 퀴놀론계 항생제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경고했다. 실제로 가격이 저렴해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던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는 미국 FDA의 경고 이후 처방이 감소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사용해 200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국내에서 플루오로퀴놀론계 또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을 처방받은 성인 약 117만 명을 대상으로 투약 후 대동맥 질환 발생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의 대동맥박리 또는 대동맥류 발생률은 10만인년(人年)당 5.40건으로 3세대 세팔로스포린을 처방받은 환자의 발생률 10만인년당 8.47건보다 높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감염병 치료에 필요하다면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발생 우려 때문에 퀴놀론계 항생제를 피할 이유는 없으며, 항생제 치료의 대상인 원인 감염병을 치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정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감염 이후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등의 간접적 합병증의 발생 위험은 증가한다”며, “감염병에 대한 조기 진단과 치료로 감염 후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의과학 연구센터(MRC)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심장질환 분야 국제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9월 19일 게재됐다.(DOI; 10.1093/eurheartj/ehad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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