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이강인(21, 파리 생제르맹)이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노린다. 현지에서 다양한 분석이 있는데 선발 출전을 예상한 쪽도 있었다.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는 25일(한국시간) 파리 생제르맹과 AC밀란전 예상 선발 라인업에 이강인을 포함했다. 매체는 “최근에 이강인의 컨디션이 훌륭하다. 에메리가 오전 개인 훈련 이후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에메리와 또 다른 공격적인 옵션을 가지고 있다”라며 4-4-2 포메이션에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강인 교체 출전을 예상한 쪽도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AC밀란전에서 선발이 아닌 벤치 대기를 점쳤다. 킬리앙 음바페, 곤살루 하무스, 비티냐, 마누엘 우가르테, 자이르 에메리, 뤼카 에르난데스,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퀴뇨스, 아치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선발로 출격할 거라고 예상했다.
유럽축구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도 UEFA와 같은 예상이었다. UEFA 예상 선발 라인업처럼 음바페, 하무스, 뎀벨레가 최전방에서 AC밀란 골망을 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인 대신에 미드필더진은 비티냐, 우가르테, 파비앙 루이즈가 맡을 것으로 봤다. 수비는 뤼카 에르난데스, 슈크리니아르, 마르퀴뇨스, 하키미, 골키퍼는 돈나룸마로 점쳤다.
파리 생제르맹은 26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라운드를 치른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져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홈 경기에 반전이 필요하다. 2위 파리 생제르맹과 3위 AC밀란과의 대결이라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파리 생제르맹은 현재 승점 3점으로 조 2위에 있다.
파리 생제르맹은 올해 여름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엔리케 감독 선임과 동시에 선수 보강 계획을 바꿨다. 매년 여름 큰 자본을 앞세워 슈퍼스타들을 영입했는데 지난 시즌까지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세르히오 라모스 등으로 세계 최고 팀을 꾸렸다. 이유는 유럽 정상 도전이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토너먼트 단계에서 좌절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했다.
이번 시즌엔 다른 팀 컬러로 대대적인 개편을 했다. 킬리앙 음바페 중심에 어린 선수들을 데려와 체질 개선에 시작했다. 프리시즌 동안 함께했던 네이마르도 사우디아라비아 팀으로 보내며 슈퍼스타보다 팀 응집력에 집중했다.
이강인은 대표적인 사례였다. 어린 시절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해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동안 유스 레벨에서 월반으로 꾸준히 잠재력을 보인 만큼 스페인 현지에서 기대가 컸다.
발렌시아 1군으로 종종 뛰며 UEFA 챔피언스리그도 경험했다. 이후 폴란드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다른 기량을 보였고 한국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결승전에서 져 트로피를 품진 못했지만, 대회 골든볼을 수상하며 전 세계 시선을 단번에 사로 잡았다.
유스 레벨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였지만 이강인에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결국 이강인은 유스 팀부터 뛰었던 발렌시아와 결별을 결정했다. 출전 시간을 위해 마요르카 이적을 결심했다. 첫 번째 시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 시련이 있었지만 적응기를 거친 뒤 두 번째 시즌에 제 기량을 뽐냈다. 한국인 최초 프리메라리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이더니 팀은 2012-13시즌 이후 최고 성적인 프리메라리가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마요르카에서 맹활약에 겨울 이적 시장부터 이야기가 돌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굵직한 팀과 연결됐는데 마요르카는 단호했다. 이강인을 겨울에 보내기로 하지 않자, 마요르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언팔’하며 불화설이 있었다.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프로답게 후반기에 집중했고,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마요르카와 작별했다.
여름 기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울버햄튼,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팀과 연결됐다. 손흥민, 황희찬에 이어 또 다른 프리미어리거 탄생을 점쳤지만 최종 선택지는 파리 생제르맹이었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까지 이적을 알리는 ‘HERE WE GO’를 띄우면서 이강인의 파리 생제르맹 이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후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입단 인터뷰를 통해 “파리 생제르맹은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였다. 빨리 파리 생제르맹과 모험을 하고 싶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가능한 많은 우승을 하도록 돕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던 팀”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다양한 포지션이 가능하다. 볼을 편안하게 다룰 줄 아는 선수다. 오른쪽, 왼쪽 윙어를 뛸 수 있는 미드필더다. 트로피를 향한 열망이 크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고,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내가 파리 생제르맹 역사상 첫 번째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한국을 대표해서, 파리 생제르맹을 대표해서 뛰겠다. 경기장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했다.
킬리앙 음바페는 이적 이슈로 프리시즌에 함께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이마르 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팀 훈련에도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프리시즌 첫 번째 경기였던 프랑스 파리 캠퍼스 PSG에서 열린 르아브르(프랑스)와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출전했는데 여기에서 불행한 부상을 당했다. 전반 43분 갑자기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파리 생제르맹 역습 과정에서 질주하다 근육에 과부화가 걸린 것이다.
일본, 한국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에 참가했지만 뛸 컨디션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열렸던 전북 현대와 친선전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왔지만 완벽하지 않았다. 이후 프랑스로 돌아와 개막전을 준비했고 선발로 뛰며 기대를 모았다. 82분 동안 활약한 결과 ‘풋몹’ 등 유럽축구통계업체들은 이강인에게 높은 점수를 매기면서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했다. 답답했던 파리 생제르맹 공격에서 유일하게 빛났다. 현지에서도 꽤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2라운드에도 선발 출전이었다. 하지만 왼쪽 측면에 배치됐지만 윙백에 가까웠다. 이강인이 장점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었다. 파비앙 루이스와 호흡도 맞지 않았다. 3라운드를 앞두고 또 부상이 알려지며 시련을 겪었다. 천천히 부상 회복을 한 이강인은 9월 A매치 기간 회복에 총력을 다했고 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병역 혜택이 있는 대회였다. 대한축구협회는 “파리생제르망과 협의 결과 이강인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전 이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최종 합의된 사안이다. 중국 항저우로 이동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에 도착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곧바로 합류해 경기를 뛰기엔 무리였다. 조별예선 2차전 태국전에선 뛰지 않았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팀 승리에 기뻐했다. 이후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에 선발로 출격해 전반 36분만 뛰었다.
토너먼트 단계에선 황선홍 감독 로테이션 계획으로 선발과 교체를 오갔다. 출전하면 번뜩이는 왼발과 수비 3~4명을 끌고 다니는 드리블로 존재감을 보였다.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역량을 발휘했고 짜릿한 역전승으로 아시안게임 우승에 성공했다. 정우영, 엄원상, 홍현석 등과 동료들과 호흡도 좋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 10월 A매치에서도 맹활약했다. 튀니지전에 주장 손흥민의 몸 상태가 100% 아니었기에 선발로 출전한 이강인에게 시선이 쏠렸다. 후반전 압도적인 개인 기량으로 팀의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고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했다. 베트남전에선 돌아온 손흥민과 함께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다사다난했던 대표팀 일정을 끝내고 프랑스에 돌아왔다. 스트라스부르전에 선발로 출전해 킬리앙 음바페 등과 호흡했다. 활발하게 뛰었고 매서운 왼발 패스를 보였다. 카를로스 솔레르의 득점 장면에선 기점 역할로 존재감을 보였다.
이강인은 대표팀에서 측면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이재성 인터뷰에서 이강인 생각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재성은 “그날 경기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훈련을 통해서도 강인이 가운데보다 소속팀과 아시안게임에서 오른쪽을 주로 많이 봐 편안함을 느꼈다. 계속 소통을 했다. 2선 자원들이 모든 위치를 볼 수 있는 선수들이라 특별히 우리들이 정했다기 보다, 클린스만 감독님이 우리에게 자율을 줬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 이야기를 하며 편안하게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튀니지전에서 이런 점이 좋게 작용된 거 같고, 앞으로 계속해서 그런 조합을 찾을 때 서로가 더 어느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지 맞춰 가는 게 2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파리 생제르맹에선 미드필더로 자원으로 분류된 모양새다. 엔리케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강인을 말했는데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후 퀄리티를 증명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파리 생제르맹을 위해서도, 우리의 경기 플랜에서도 미드필더로 뛰는 게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강인은 윙어로도 뛸 수 있고 가짜 9번, 쉐도우 스트라이커까지 가능하다. 득점력과 마지막 패스에 큰 재능을 가지고 있다. 매우 흥미로운 선수”라며 향후에 선수단 운영과 계획에 따라 윙어가 아닌 다른 포지션까지 활용할 방안을 언급했다.
파리 생제르맹에는 세계 최고 윙어 킬리앙 음바페와 우스망 뎀벨레가 있다. 향후 파리 생제르맹에서 주전 경쟁력을 본다면 이강인에게도 미드필더 출전이 긍정적이다. 팀을 위해 뛰겠다고 말한 만큼, 어떤 자리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보일 것이다.
시선은 챔피언스리그로 향한다. 이강인은 AC밀란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축구 선수들이 뛰고 싶은 꿈인 대회다. 팀과 저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잘 준비해서 이기겠다. AC밀란전이라고 다른 경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너무 중요한 경기다. 항상 인지하고 있다. 잘 준비하겠다. 우리는 항상 모든 경기를 이기려고 한다. 이길 생각만 한다. 준비한 것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지 않을까”고 말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팀 승리를 이끌길 바랐다.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는 모든 선수가 꿈꾸고 원한다. 빨리 경기가 왔으면 좋겠다. 너무 기대된다. 난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팀에 왔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여기에 결과까지 가져오고 싶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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