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해저케이블을 사용해 대륙·국가 간 연결을 추진한다. 또 하나의 사우디발 초대형 프로젝트가 예상되는 가운데 LS전선, 대한전선 등 국내 기업들이 ‘수주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레(Khalid Al-Falih)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압둘아지즈 국제콘퍼런스센터(KAICC)에서 열린 제 7회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포럼 패널 토론에서 “유럽, 인도와 연결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사용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 팔레 장관은 “키프로스와 그리스를 거쳐 이미 구축중인 데이터 케이블뿐만 아니라 전기화를 통한 유럽과의 연결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각 대륙과 연결해 글로벌 무역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알 팔레 장관은 해저케이블이 전기화를 통한 친환경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봤다. 국가 간 연결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새로운 연료를 도입하는 에너지 소비, 제조, 물류 등 산업은 녹색화를 통한 전기화가 필수적”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강력한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근본적인 사업 안전성이 높고 장기 투자에도 적합하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해저케이블 설치 사업에 시동을 걸면서 국내 전선 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LS전선, 대한전선 등은 현지 진출을 준비하며 성장성이 높은 중동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 LS전선은 지난 2020년 바레인이 추진하는 1000억원 규모 해저케이블 구축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LS전선은 이집트에 케이블 생산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된 전력케이블은 아프리카, 중동에 공급된다. 대한전선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생산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해저케이블 생산시설은 아니지만 현지 거점을 바탕으로 향후 추가 공장 설립이나 품목 다변화 등을 꾀할 수 있다.
특히 LS전선은 중동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9일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투자 계획과 관련해 “중동은 선별적으로 시장성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막의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은 2017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 ‘새로운 나침반(The New Compass)’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이날 포럼에 주빈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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