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안현준 기자 | “브랜드는 사실 굉장히 어렵다. 훌륭하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하나하나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기 때문에 진정성과 스토리를 잘 쌓아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상엽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애드아시아(Adasia) 2023’에서 디지털 시대의 ‘헤리티지 브랜딩’을 주제로 강연하며 “디자인은 제게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팬을 만드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이어 “팬을 만들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충분히 듣고, 기준과 원칙을 갖고 미래를 그리는 것이야말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그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회사에서 해왔던 관례를 깨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이 부사장은 패밀리룩을 언급하며 “어떤 페이스나 같은 캐릭터들을 다양한 차들에게 전용시키는 과정”이라면서 “사실 이것이 잘못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체스를 비유하며 “다양한 케이스들이 있고, 역할도 다르다”면서도 “하나로 모였을 때는 체스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기능과 역할이 다른 체스 피스처럼 고객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반영하고자 했다. 체스의 핵심인 ‘킹’ 피스가 바로 포니 쿠페 콘셉트카”라고 말했다.
그는 ‘포니’에 대해 “국내에서 최초로 생산된 차”라며 “디자인적 이상으로 한국의 산업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대한민국이 문화재라 할 수 있는데 제품이 문화재라는 건 사실상 굉장히 어렵다. 훌륭한 아이콘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만 팔려고 준비하던 차였다”면서도 “국내에서만 활용하려 했던 차가 1974년 토리노 오토쇼에 전시를 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토리노 오토쇼는 70년대 초중반 가장 영향력이 있던 오토쇼였다. 회사에 계시는 분들이 어떻게 토리노 오토쇼를 알았는지는 모르겠고, 그때 국내에서 생산하던 차를 여기로 가져간 것도 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글로벌 차도 아니고 국내 생산차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사장은 사진 속 포니 쿠페를 가르키면서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문화재도 아니고 저 차”이라며 “저 차는 사실 현대차에 있어서 굉장히 훌륭한 유산이지만, 모르는 분들이 5년 전까지는 대부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故정주영 회장의 일화를 말하며 “1950년대 전쟁이 끝난 후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동차 공업사를 거치면서 자동차 회사에 도움을 많이 주셨다. 자동차 회사를 하려고 하니 길이 없어서 건설업으로 도로를 만들었고, 우리 기술력으로 국내 최초의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한 꿈을 꿨다”며 “당시 자동차를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분들이 스포츠카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미션이지만, 이분들은 열정과 노력으로 리더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며 쉐입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2차 오일 쇼크 등으로 경제상황이 안좋아졌다”며 “영업에서는 이 차를 도저히 팔데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최초 스포츠카 프로젝트가 1977년도에 중단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부사장은 “이것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스토리다. 그만큼 열정과 노력 그리고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현대차가 미래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포니 쿠페를 통해 이루지 못한 경험을 기반으로 고성능의 N시리즈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부산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하이브리드 롤링랩 ‘N비전74’를 꼽으면서 “우리의 스토리이지만 전 세계가 열광했다”고 언급했다.
이 부사장은 “과거에 있었던 일이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고, 현재 우리가 하는 일은 이 일의 결과로 나타난다”며 “자동차 이름을 74로 붙인 것도 1974년 토리노 모터쇼의 선배들의 열정과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받아서 계승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때 시대는 뒤를 돌아보는 것이 있을 수 없었다”며 “이전의 시대를 뒤돌아보고, 그것을 이끌어 미래로 가는 것은 우리 세대의 몫”이라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