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는 무인택시(로보택시) 서비스를 도입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량에 치인 보행자를 끌고 가는 사고를 일으킨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 ‘크루즈’의 운행 허가를 중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이 크루즈의 로보택시가 “대중이 사용하기에 안전하지 않아 공공 도로에서 이뤄지는 차량 테스트를 포함한 모든 운행 허가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고 24일(현지시간) 미 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교통 당국은 또한 크루즈 측이 앞서 발생한 보행자 사고에 대한 비디오 영상을 제때 제공하지 않았고, 세부 사항을 허위로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의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가 다른 차량에 뺑소니 사고를 당한 후 크루즈 로보택시의 경로로 진입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보행자는 로보택시 아래에 깔려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 측은 해당 사고에서 로보택시가 “충돌을 감지하고 제동을 시도했으며, (그 과정에서) 보행자를 약 20피트(약 600m) 앞으로 당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 조사 결과 로보택시는 급제동하는 과정에서 ‘보행자와 충돌한 이후에’ 보행자를 덮쳤다. 차량이 완전히 정지한 이후 갓길 주차 기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보행자가 차량 아래에 있는 상태에서 끌고 간 것으로 파악됐다.
크루즈 로보택시가 사고를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17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한 교차로에서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던 로보택시가 교차로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사고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하던 소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다쳐서 병원으로 이송됐고, 크루즈는 소방차에 오른쪽 옆 부분을 들이받힌 이후 멈춰 섰다.
또한, 크루즈 로보택시가 해변의 한 거리에서 멈춰 15분 이상 교통체증을 일으킨 일도 있었다. 카일 보크트 크루즈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는 15분간의 교통 지연에 관해 얘기하고 있지만, 반대로 (로보택시는) 지역 사회에 많은 공공의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보택시는 지난 8월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24시간 상업 운행이 허용됐다. 그러나 잇따른 사고에 로보택시에 대한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전한 도로를 위한 반란’ 등 시민단체는 로보택시의 보닛 위에 라바콘(안전콘)을 올려 운행 기능을 무력화하는 반대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로보택시가 작은 장애물에도 교통 체증을 일으킬 정도로 불완전한 서비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밝혔다.
한편 크루즈 운행 중단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만 운행할 수 있게 됐다. 크루즈의 운행 정지 기간은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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