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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0개월을 넘긴 가운데 수개월에 걸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도 전선 교착 상태는 더욱 굳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끈질기게 요청하던 장거리 미사일을 건네 받아 실전에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즉각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오던 서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일어난 중동에 눈길을 더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크라이나는 반격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 방공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의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처음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에이태큼스는 우크라이나가 지난해부터 미국에 지원을 요구해온 무기로 사거리가 최장 300㎞에 달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있어 크림반도 후방 공격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됐다. 러시아의 방공망이 에이태큼스를 무력화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이번 격추 주장이 사실일 경우 우크라이나에겐 적잖은 실망감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막아내고 있는 러시아군은 최근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방어선인 아우디우카에 대한 포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지난 6월 대반격을 개시한 이후 우크라이나는 남동부에서 진격에 일부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러시아 역시 일부 지역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주부터 드니프로강 하류 주변에서 전투가 격렬해졌다”며 “러시아가 강 유역 사거리 내에서 상당한 포병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지난해 전쟁 초기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낸 우크라이나가 북부 전선으로 반격할 때와 비교해 현재 대반격의 진행 속도는 현저히 느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중서부 흐멜니츠키 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을 공격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이날 이 지역에서는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원전의 창문까지 산산조각 냈다”며 “러시아의 무인기(드론)가 흐멜니츠키 원전을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흐멜니츠키 원전은 2000 메가와트(MW)급 원자로 2기를 가동 중인데,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다음번에는 그렇게 운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며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한 원전 폭발 위험을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전이나 다른 필수 시설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러시아가 대담한 공격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이 테러 국가에 대한 압박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도움을 강조했다.
서방은 최근 이스라엘 사태로 시선이 분산됐지만 우크라이나를 잊진 않은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은 EU(유럽연합)가 12차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주요 7개국(G7)도 조만간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 금지 등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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