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거침없이 대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첫 일정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찾겠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를 맡은 후 ‘변화’와 ‘통합’을 강조한 만큼 야당 지지율이 높은 호남 방문을 통해 혁신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 순천 출신인 그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을 위해 영어 통역을 맡을 만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인 혁신위원장은 25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하고도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대화할 것이고, 당대표는 물론 기회가 주어지면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여기 온 것은 제 얼굴 자체가 좀 다르지 않나. 변화를 상징한다.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가 공천 룰을 검토할 가능성에 대해 “집 같은 건 기초를 잘 다져 놓으면 잘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26일 오전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10·26 추도식’에 참석한 뒤 오후 인선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오후 최고위원회를 열고 인선 결과를 추인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반민주노총 인사’로 꼽히는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 등 원외 인사들과 함께 윤주경 의원과 한무경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이 혁신위원으로 거론된다.
앞서 인 위원장은 26일 혁신위 인선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혁신위 출범 이후 첫 일정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찾겠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다음 주 정도 위원들이 정해지면 제가 5·18(묘지)에도 모시고 갈 것이고 출발은 그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쇄신을 위해 ‘인요한 카드’를 내밀었지만 당 안팎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혁신은 김기현 대표 체제가 무너져야 하는 것”이라며 “인요한 혁신위가 ‘친윤계(친윤석열계)’를 정리하고 공천룰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제 몫을 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 김 대표 눈치를 보면 안 된다는 게 인 전 위원장 주장이다.
인 전 위원장은 “2기 지도부가 인 위원장 혁신안에 당황해하면서 어쩔 수 없이 혁신위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인 위원장이 눈치 없이 계산 없이 이끌면 오히려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또 “친윤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총선을 치를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이 25~30%로 떨어지는 것은 친윤계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공천 룰을 만들어 윤 대통령과 김 대표가 공천에 개입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그럼 사람이 모여들고 인재 영입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당부했다. 혁신위원 구성에 대해선 “원외 인사가 들어와야 한다. 가능하면 선거 안 나갈 사람이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인 혁신위원장을 향해 “국민 여론을 등에 업어야 한다”며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12월 안으로 후회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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