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계속되는 외국인 이탈로 조정기에 들어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금리 장기화, 빅테크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국내 증시에 추가 하락 위험이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6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순매도세로 2% 이상 하락하면서 2300선을 내줬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총 1조69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들은 10월 한 달 15거래일 중 12거래일 동안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외국인 이탈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4.09포인트(2.71%) 내린 2299.08로 거래를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 실적 부진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금리 정책 유지를 표명하면서 매크로 환경이 불확실해졌다”며 “반도체 섹터도 업황 반등을 기대했지만 실망감이 커지며 외국인이 떠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증시에 방파제 역할을 해주던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이날 반도체와 이차전지 섹터가 내려앉았다. 종이·목재(-12.77%)가 가장 크게 폭락한 가운데 철강·금속(-4.27%), 화학(-4.00%), 기계(-3.45%), 서비스업(-3.66%), 전기·전자(-3.15%) 등 전 업종이 하락 마감됐다.
그 밖에 포스코퓨처엠(-8.94%), LG화학(-6.99%), SK하이닉스(-5.88%), 포스코홀딩스(-5.39%), 삼성SDI(-5.05%), 삼성전자(-1.91%) 등 이차전지와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26.99포인트(3.50%) 내린 743.8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금융(-7.83%), 일반전기전자(-5.40%), 방송서비스(-4.90%), 오락·문화(-4.82%), 반도체(-3.78%) 등이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2300선을 내준 코스피 지수가 추가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 연구원은 “경기 둔화로 외국인 수요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증시 주요국 중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낙폭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도 그동안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뉴욕 증시를 끌어올렸지만 최근 투자자들은 기대감보다는 실적 확인을 통해 매매하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 주가 하락을 보면 국내 증시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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