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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한상] ① 일본 골프장 재생 선두 주자 정영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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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골프클럽 3곳 인수 “해외 회원 유치로 만성적자를 흑자로”

구마모토서 민단·한인회·월드옥타 화합 추진, “한일 교류에도 앞장”

일본 골프장 재생하는 정영진 티앤지네트웍스재팬 대표
일본 골프장 재생하는 정영진 티앤지네트웍스재팬 대표

[촬영 강성철]

※ 편집자주 =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주최하는 제27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24∼27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경기도 및 수원 지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수출상담회, 트레이드 쇼, 투자환경 설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행사에는 67개국, 146개 지회 소속 한인 경제인과 차세대 경제인 800여명의 한상(韓商)이 참가했습니다. 대회를 공동으로 주최하는 연합뉴스는 참가자들을 만나 코로나19와 전쟁 등 세계 경제 위기를 딛고 다시 뛰는 활약상을 살펴보는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수원=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일본 골프장은 최근 10년 사이에 2천400여개에서 2천100여개로 300여곳이 문을 닫을 정도로 침체에 빠져있습니다. 그렇지만 재생시킬 방법과 노하우가 있는 제게는 지금이 기회입니다.”

2013년 일본 구마토현의 아소야마나미리조트&골프클럽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나고야 포틴힐스골프클럽, 지난 9월에는 나가노현의 스가다이라골프클럽을 사들이며 일본 골프장 재생의 롤모델로 주목받는 재일 기업인이 있다.

주인공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일본 서부지역 부회장을 맡은 정영진 티앤지네트웍스재팬의 회장이다.

월드옥타가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제27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가한 그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골프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돌파구로 한국이나 동남아 회원을 유치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마모토와 나고야의 골프장은 현재 영업 중이고 나가노 골프장은 리모델링을 거쳐서 내년에 재오픈 예정이다.

일본에서 골프장이 외국인 골프 관광객을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클럽 회원으로 모집한 것은 정 회장이 처음 시도했다.

골프장 경영에 뛰어들기 전 그는 23년간 여행업에 종사했다. 1989년부터 16년간 한국여행사의 일본 주재원을 지냈고 2004년 일본에서 창업해 한국 여행객을 일본으로 유치해왔다.

정 회장은 “한국인의 해외 골프 관광은 저렴한 동남아에 몰려 있지만 골프 선진국인 일본에서 라운드를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며 “회원의 공항 픽업에서부터 숙식과 라운드까지 토털서비스를 한국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구마모토의 골프장은 인수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정 회장은 골프장 내 온천 시설의 무료 개방과 제공하는 식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변 농지에서 야채를 직접 재배했다. 잔디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골프장에 아예 상주하면서 식사 시간에는 배식도 직접 했다.

덕분에 현 내 매출 5위에 오르는 우수 골프장이 됐다.

입소문이 나면서 한국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동남아 회원도 늘고 있다.

일본 매스컴에서 적자 도산한 골프장을 부활시킨 사례로 소개도 됐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계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외국인 회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점은 코로나19로 항공길이 끊기면서 위기로 작용했을 텐데 오히려 골프장을 늘려나간 비결이 궁금했다.

정 회장은 “매년 연말에 다음 해 연간 부킹 예약이 다 찬다”며 “2019년 말에 5만5천여명이 1인당 30만원의 예약금을 냈고 이듬해 코로나가 터졌다”며 “그럼에도 아무도 예약을 취소하지 않고 입국이 풀릴 때를 기다려줘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객 서비스에 집중해온 덕분에 회원들도 믿고 기다려줬다는 생각에 그는 요즘도 서비스 개선에 골몰한다.

어려울 때 직원을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아 회사의 결속력은 더 강해졌다고 그는 자부한다.

정 회장은 “최근 구마모토현을 외국인 골프 관광객의 메카로 만들려고 골프장, 호텔, 관광버스회사, 식당 등 관련 업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센터를 세우려고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일본으로 건너온 재일동포인 신정주자 단체인 재일본규수한국인연합회 회장이면서 동시에 일제강점기 때부터 일본에 거주해온 구정주자 대표 단체인 구마모토재일민단의 단장이기도 하다.

단체장을 맡은 그가 앞장선 일 중 하나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활동이다.

지난 8일에는 구마모토현 소재 한일문화교류센터에서 일본 시민단체와 재일동포 단체 등이 참여하는 명성황후 추모식을 열었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 인식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회사 일이 바쁜 와중에 봉사에도 열심인 이유를 그는 “한일 양국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이웃이고 친선의 가교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들이 재일동포”라며 “신구정주자 화합을 넘어서 일본 주류사회와의 교류 및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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