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 인선 배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친윤계 현역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이 위원 명단에 다수 포함되었고 핵심이었던 ‘비윤계’ 포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혁신위원장부터 혁신위원까지 당초 ‘1순위’로 꼽혔던 인물들이 거절을 거듭하며 출발 전부터 동력을 상실했다는 자조도 들린다.
27일 여권에 따르면 혁신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60일 간 여정에 돌입한다. 혁신위는 주3회 회의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1호 혁신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인 위원장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뵐 것이고 대구에 가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만날 것”이라며 “확실히 약속드리는 것은 일주일이 지나면 우리 당이 먹어야 꼭 먹어야 할 쓴 약을 조제해서 여러분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길을 찾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광주 5.18 묘역을 찾겠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혁신위에 대한 평가는 ‘정치초보’, ‘약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인 위원장은 그립이 굉장히 센 사람”이라며 “인 위원장 자체가 혁신위의 상징이기 때문에 인 위원장보다 존재감이 강하거나 발언 수위가 센 사람은 포함시키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지도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재선’ 박성중 의원이 혁신위에 합류한 것을 두고 혁신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가 곧 수도권 민심 악화를 의미하기에 수도권 재선 의원 중 선정했다는 이유지만, 박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서초갑이다.
실제 당 지도부에선 사전에 인 위원장에게 박 의원의 혁신위원 임명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려해볼 것을 조언했지만, 인 위원장이 강행했다고 한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성중이 혁신과 어울리냐’는 반발이 나와 김기현 대표가 최고위원들을 설득했다고 참석자들은 밝혔다. 김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무서울 정도로 혁신 전권을 쥐어 준 만큼, 일단 믿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김경진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당시 비대위원이었던 이소희 세종시의원이 발탁된 것도 혁신위에 친윤 색채를 더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부장 검사 출신으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대외협력 특보를 맡았다. 인 위원장은 김 위원장 인선 배경을 묻자 “개인 친분이 강하다”며 “저랑 20년 전부터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러한 인 위원장의 발언이 ‘혁신과 무관한 인사 아니냐’는 비판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1호 혁신안’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지만, 초장부터 동력을 상실했다는 시각도 있다. 인 위원장도 다른 후보군이 몇 번 거절한 끝에 발탁된 인사인데, 혁신위원도 ‘내정’보다 ‘거절’ 소식이 더 먼저 들리면서 기대감이 줄었다는 것이다. 앞서 ‘친 이준석계’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윤희숙 전 의원이 혁신위 합류를 거절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공천을 건드리기로 한 순간 이미 ‘최재형 혁신위’ 혁신안을 시제를 바꿔 다시 끌어올릴 수 밖에 없다”며 “중진 용퇴론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혁신안을 다시 끌고 온다는 것 자체가 이미 동력 상실 아니냐. 이번 혁신위는 사실상 인 위원장의 이미지 하나만 믿고 ‘쇄신’ 이미지를 국민께 심어주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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