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등록박람회…산업硏 “61조원 경제효과, 50만명 고용창출”
‘한국·부산 브랜드 제고’·글로벌 新시장 발굴 등 유무형 효과 기대
기후변화·기술격차 등 글로벌 문제 해결 ‘선도국가’ 도약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기자 = ‘엑스포'(Expo·exposition의 줄임말)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국제 행사로 꼽히는 대형 이벤트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스포츠 분야에서 각국이 실력을 겨루는 자리라면 엑스포는 산업·과학·기술 등 주로 경제·문화 분야의 발전 성과를 공유하고 개최국과 개최 도시의 역량을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엑스포 개최를 통해 거둘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는 60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와 50만명의 고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기관의 발표도 나왔다. 유치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발굴 등 다양한 부수 효과도 기대된다.
◇ 최대 6개월 열리는 한국의 첫 등록박람회…”경제효과만 약 61조원”
27일 정부와 부산엑스포 민관 유치위 등에 따르면 이번에 부산이 유치 도전장을 낸 2030 엑스포는 등록박람회로 열린다.
세계박람회는 전시 기간과 규모 등에 따라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등록박람회는 개최 기간이 최대 6개월로 길고 전시 규모가 무제한인 데다 주제 역시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는 큰 행사다. 등록박람회는 참가국이 각자의 비용과 설계로 전시관을 건립해 운영한다.
이에 비해 인정박람회는 개최 기간이 최대 3개월로 짧고 전시 규모도 25만㎡ 이내로 제한된다. 전시관도 개최국이 지어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개최국 부담이 크다.
과거 한국에서 열렸던 대전엑스포(1993년)와 여수엑스포(2012년)는 모두 인정박람회다. 부산이 2030 엑스포를 유치한다면 한국에서 처음 등록박람회가 열리는 것이다.
2주 내외의 짧은 기간에 끝나는 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와 달리 등록박람회는 6개월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와 지역의 경제·산업·문화·관광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성공한 박람회로 평가받는 2010년 상하이엑스포의 경우 행사 기간 총 7천300만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해 약 48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및 63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9년 산업연구원은 부산이 2030 엑스포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약 6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 ‘K브랜드’ 가치 높이고 글로벌 문제 해결 선도하고…”중추국가 도약 전기”
유치위는 이 같은 직접적인 효과 말고도 엑스포 개최를 통해 유무형의 다양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스포를 통해 한국의 선진 정보통신기술(ICT) 및 제조업 기술 발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을 한국 기업이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개최 도시인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국가브랜드 제고로 인한 한국 제품 이미지 향상 등도 정확히 측정해 수치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무시할 수 없는 무형의 효과다.
실제로 삼성, SK, 현대차 등 기업 내부에서는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발굴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부산엑스포 개최가 수도권 집중 문제와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경제 동맹’ 논의가 엑스포를 계기로 추동력을 얻는다면 제2의 도시인 부산을 중심으로 발전의 한 축이 튼튼히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적으로도 엑스포는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임과 동시에 기후위기 등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세계인과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도 의미가 있다.
유치위는 2030 부산엑스포의 주제를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로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및 지속, 기술격차,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다.
이는 기후변화, 기술의 양면성, 지구촌 불평등 이슈를 다룸으로써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지향하는 엑스포의 가치를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유치위는 설명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 한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로 60조원 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전 지구적 관심사인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국가간·계층간 양극화 등의 논의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며 “한국이 글로벌 경제 외교의 주요 의제를 선점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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