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자택 욕조서 발견돼 “익사 추정”…향년 54세
1990년대 최고 인기 시트콤서 주역 ‘챈들러 빙’ 맡아 스타 도약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임지우 기자 = 199년대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시트콤 ‘프렌즈'(Friends)에서 ‘챈들러 빙’ 역할로 사랑받은 배우 매튜 페리가 54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 연예매체 TMZ,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의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LA타임스는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페리가 이날 오후 4시께 자택 내 자쿠지(거품이 나오는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현장에서 약물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타살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LA타임스에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조사 중이나 이들 매체는 익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페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마지막 게시물에서 밤에 자쿠지나 수영장으로 보이는 곳에 앉아 있는 사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페리는 1969년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미국인 배우인 존 베넷 페리이고 어머니는 캐나다 언론인 출신으로 피에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의 공보비서를 지낸 수전 마리 랭퍼드다.
출생지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이지만 페리가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모친을 따라가 캐나다 오타와에서 주로 성장했다.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의 아들인 쥐스탱 트뤼도 현 캐나다 총리와는 어린 시절 같은 학교에 다녔다. 당시 몇살 아래인 트뤼도 총리를 질투해 때린 적이 있었다고 과거 토크쇼에서 고백하기도 했다.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페리는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Beverly Hills 90210) 등에서 단역으로 경력을 쌓았고 당대 청춘 스타이던 리버 피닉스와 함께 영화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가장 큰 성공은 1994년 시트콤 ‘프렌즈’에 출연하면서 찾아왔다.
주역 중 하나인 챈들러 빙 역을 맡은 페리는 냉소적이면서도 코믹한 성격을 잘 살린 연기로 큰 인기를 끌며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 작품으로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NBC에서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된 시트콤 ‘프렌즈’는 뉴욕에 사는 여섯 명의 젊은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으로 미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페리를 비롯해 주연을 맡은 제니퍼 애니스톤, 코트니 콕스, 리사 커드로, 매트 르블랑, 데이비드 슈위머도 최고의 스타로 도약했다. 이들은 프렌즈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1회당 1백만달러(약 13억6천만원_의 출연료를 받았다.
‘사랑은 다 괜찮아’ (Fools Rush In), ‘나인 야드’ 등 영화에도 출연했으며 프렌즈 종영 뒤에는 몇몇 드라마에 출연했다.
배우로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페리는 오랜 기간 약물과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했다.
그는 지난해 발간한 회고록에서 약물 중독으로 여러 차례 재활 시설에 들어갔으며 2018년에는 결장 파열로 목숨을 잃을뻔한 적도 있다고 적었다.
2021년 HBO에서 방송된 ‘프렌즈-더 리유니언’ 특별 방송에서 그는 ‘프렌즈’ 출연 당시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고통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업계와 동료, 지인들은 페리의 죽음에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NBC 엔터테인먼트는 “그의 너무 이른 죽음으로 슬픔에 잠겼다”며 “그의 완벽한 코미디 센스와 재치는 전 세계 수억명의 사람들에게 기쁨을 줬다”고 말했다.
배우 미라 소르비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천국에서 행복을 찾기를, 그리고 그곳에서도 특출난 재치로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길”이라고 적었다.
트뤼도 총리는 페리의 죽음에 “충격적이고 슬프다”며 “학교에서 함께 운동경기를 하던 일을 잊지 못할 것이다. 전 세계인들도 그가 준 기쁨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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