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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를 가다]별들의 전쟁터 ‘마포갑’…현역 노웅래 거취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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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의원이 내년 선거에도 나오나요.”

지난 25일 마포구 도화동에서 만난 신모씨(72)는 내년 총선 이야기를 꺼내자, 되려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서울 마포갑 국회의원 선거구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다수 출마 의사를 밝혀 전국적 관심을 받는 지역구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지역에서 4선을 지냈다. 이보다 앞서 노웅래 의원의 아버지 고(故) 노승환 전 의원이 마포에서 국회의원과 구청장 등을 역임하면서 지역 토박이들에게는 그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보였다.

노 의원은 불법자금 수수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다. 이 때문에 그가 민주당 공천장을 받을수 있을지는 베일에 싸였다. 신씨는 “노웅래 의원이 출마하는지에 따라 판단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면서도 “일단 어떤 인물이 후보로 결정될지를 지켜보고 (지지후보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정에서도 요즘은 정치 얘기는 금지됐다”며 “그 얘기만 나오면 싸움이 나고, 서로 감정이 상하게 된다”고 전했다.

정치 이야기, 선거 이야기가 조심스러운 것은 이 지역 표심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스윙보트 선거구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 곳은 민주당 후보가 19~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승리하고 구청장 역시 5~7기 모두 민주당이 석권한 지역이지만,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모두 국민의힘 힘두고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로 압승했다.

특히 이 지역은 아현뉴타운 개발 등으로 인해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된 뒤, 고가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민 구성이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일대의 집값이 크게 오른 뒤, 부동산 관련 세금 등의 영향으로 민심이 크게 휘청인 곳이기도 하다. 태어나 줄곧 마포구 염리동에서 살았다는 김모씨(60)는 “마포는 원래 민주당이 강세이긴 했는데, 사는 사람들이 크게 바뀌어서 내년 총선은 전과는 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의선 숲길에서 만난 이모씨(33)는 “우리 집은 부모님부터 원래 계속 민주당만 뽑았지만,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지지했다”면서 “다음 선거에서 누구를 뽑을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현 정부에 대한 불만 등으로 민주당을 찍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흥동에서 만난 문모씨(50)는 “뉴스를 보면 현 정부가 상식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후보를 봐야겠지만 지금은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다만 전반적인 지역 민심은 차분했다. 상당수 시민들은 “누가 선거에 나오는지 모른다”거나 “관심이 없다”, “선거가 아직 많이 남지 않았냐”고 했다.

# 마포갑 선거구에는 누가 도전하나.

국민의힘 마포갑에는 현재 당협위원장이 없다. 당협위원장에는 호남 지역구 의원인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과 소상공인을 대변해왔던 최승재(비례) 의원이 맞붙었지만, 현재 보류 지역으로 분류됐다.

최근 국민의힘과 합당을 선언한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 역시 마포갑에 도전 의사를 밝혀, 정치권에서는 여권 내에서만 3파전으로 보고 있다. 최승재 의원은 지난달 9월 대흥역 일대에서 개소식을 열며 사무소를 설치했고, 조정훈 의원도 그 옆 건물에 사무소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남원 등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의원은 사무소를 두지 않은 채 지역민들을 만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잡음도 나왔다. 지난달 추석을 앞두고 이 지역에서는 현수막을 둘러싼 ‘전쟁’이 있었다. 이 지역에 출마 희망자들이 쏟아지면서 명절 인사 현수막이 우후죽순 걸렸는데, 구청이 나서 상당수를 선제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정비 후 남아 있었던 것은 현역의원인 노웅래 의원과 조정훈 의원뿐이었다. 이 때문에 마포구청의 의도를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이 한창 시끄러웠다.

마포구청이 현수막 정비를 것은 법적 근거가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정당 현수막은 당대표나 당협위원장만 붙일 수 있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은 민주당 당협위원장인 노웅래 의원과 시대전환 대표인 조정훈 의원뿐이다. 다만 관행적으로 명절에는 도전자들의 현수막을 용인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는 것이다. 지역 행사에서도 축사의 경우 당협위원장에만 축사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 때문에 당협위원장이 아닌 정치인들인 볼멘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사정도 복잡하다. 지역 현역인 노웅래 의원은 총선 출마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노웅래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마포에서 봉사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 와서 한판 붙어보자”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관련해서는 “불법자금을 수수했다고 하는데 (돈을) 줬다는 사람은 기소도 안 되는 경우도 있느냐. 이 사건의 본질은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고, 다시 일할 기회가 온다면 검찰을 바로 세우는 것을 사명으로 삼겠다”고 했다.

마포갑 선거구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여야 출마 예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2016년 민주당 인재영입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김빈 전 청와대 행정관,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 그리고 조정훈 의원 등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입한 인사들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서로 상대가 몇 번 영입인사인지까지 기억하는 사이다.

20대 총선 때 당내 경선에서 노웅래 의원과 맞붙었다 석패했던 김빈 전 행정관은 절치부심하며 5년 전부터 마포갑 일대에서 지역활동을 이어왔다. 덕분에 김빈 전 행정관은 지역 사회 내 스킨십이 강하다. “마포에서만 21년간 살았다”는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올해 2월부터 선거를 준비해왔다고 소개했다. 오성규 전 비서실장은 친명(친이재명) 혁신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의 서울지역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제민주화 전문가이자 미국 변호사이기도 한 이지수 전 비서관도 최근 도전장을 던졌다. 이 전 비서관은 19대 대선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타임스지(誌) 아시아판 표지 모델이 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국제네트워크와 해외소통 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은희 전 청와대 2부속실장도 출마를 준비중이다. 이은희 전 부속실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제2의 고향인 마포에서 공동육아, 생활협동조합, 학부모운동, 아파트공동체운동 등을 통해 생활정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활동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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