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가 지난 3월 4일 전국인민대표회의 개막식에 참석했다. [EPA]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중국 대륙이 애도 분위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은 통제를 한층 강화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 정책과 산업에 대한 통제력부터 강화한다.
30이(현지시간)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 따르면 지난 27일 사망한 리커창 총리를 알리는 해시태그 조회수가 30억회에 육박하고 있다. 이 해시태그로 작성된 글만 해도 64만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추모 분위기는 중국 정부의 검열과 함께 인위적으로 정돈된 모습으로 정리되고 있다. 관영 매체 일부 댓글은 막히거나 특정 해시태그는 “관련 법률·법규·정책에 근거해 이 화제의 내용은 표시되지 않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검열됐다.
리 총리와 관련된 글은 대부분 중국 당국이 발표한 부고문이나 정부 기관 및 관영 매체가 고인을 추모하며 올린 것 뿐이다. 더우인(틱톡) 등 다른 SNS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반면 엑스(X·옛 트위터) 등 중국 밖의 SNS에선 시민들이 리 전 총리를 애도하며 놓은 조화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 중에는 “인민의 좋은 총리”나 리 전 총리가 지난 3월 총리 퇴임을 앞두고 했다는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등의 글귀를 적어놓은 쪽지 이미지도 있었다.
리 전 총리는 서민경제를 강조하고 시진핑 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서도 “방역 지상주의가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는 소신 발언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심기를 건드리는 등 소신파로 분류돼 왔다.
일부 지역 신문에서는 그의 죽음을 알리는 헤드라인과 함께 거대한 나무사진을 1면에 실었다. 이는 1989년 텐만먼 시위 당시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죽음을 추모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아주 큰 나무’라는 노래를 연상시키고 있다.
이같은 추모 분위기와 달리 시진핑 체제는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일 전국인민대표회의는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국무원 조직법 개정 초안을 심의했다. 개정안 3조는 “국무원은 중국공산당의 지도를 견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리 전 총리 처럼 국무원이 시 주석의 정책을 견제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30~31일 시 주석 주재로 비공개로 열리는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는 금융과 산업에 관련해 전례 없는 통제 강화방안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회의를 통히 시 주석이 변화를 강조하면서 지동와 통제력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전문가를 인용해 “시 주석이 공산당의 ‘중앙집권적’ 지도력과 감시 강화를 그 어떤 정책 목표보다 우선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 시스템을 뒤흔들 수준의 부채가 쌓인 부동산 문제 해결이 그 명분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셩송청 전 중국 인민은행 통계분석 부장은 “모든 재정사업에 대한 당중앙위원회의 영도가 확실히 중요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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