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FIFA U-17 월드컵 앞두고 파주서 소집훈련 시작
“결과 책임은 내가 져…나중에 A대표팀에 몇 명 올라갈지가 더 중요”
(파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집니다.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지금의 축구를 유지하겠습니다.”
변성환 한국 17세 이하(U-17)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무대에서도 여태까지 해온 공격적인 ‘빌드업 축구’를 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30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변성환호 21명의 ‘리틀 태극전사’들이 소집됐다.
내달 10일부터 12월 2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하기 위해서다.
국가대표팀의 지분이 매우 큰 한국 축구에서는 연령별 대표팀의 성적도 ‘승리 지상주의’의 잣대로 재단하는 게 보통이다.
‘배움의 장’이기도 한 연령별 국제대회에서마저도 한국 대표팀이 대체로 ‘실리 축구’에 치중하는 이유다.
그런데 변성환 감독은 조금 다른 시도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변성환 감독은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이 펼쳤던 것처럼 후방에서부터 차근차근히 공격 전개를 해나가는 축구를 선호한다.
웅크리지 않는, 공격적인 축구로 월드컵 무대에서 세계적인 강호들도 상대해 보려고 한다.
이날 첫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변 감독은 “난 당연히 내 축구를 할 것”이라면서 “우리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플레이 스타일이 아시안컵을 통해서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다. 월드컵에서도 어떤 상대와 붙더라도 우리 스타일 대로 경기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상대로도, 프랑스를 상대로도 우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우리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경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성환호는 지난 11∼17일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U-17 4개국 친선대회에서도 변함없이 공격적인 축구로 나섰는데, 잉글랜드, 모로코, 벨기에 등 강호들을 상대로 1무 2패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매 경기 득점했고, 모로코(2-3 패), 벨기에(3-3 무)를 상대로는 멀티골까지 뽑아냈지만, 승리하지는 못했다. 빌드업 중 공을 빼앗기는 일이 잦았다.
그래도 변성환 감독의 축구 철학은 바뀌지 않는다.
변성환 감독은 “실수의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분명히 성장한다. 우리 선수들이 성장해서 19세 형들과 경쟁에서 이기는 능력을 갖추기를 바란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돼야 한다. 나아가 A대표팀에 몇 명이 선발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물론 성적도 놓쳐선 안 되는 가치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8강 너머로 오른 적이 없다. 1987년, 2009년, 2019년 대회에서 8강까지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처음 ‘목표 성적’을 묻자 ‘우리만의 스타일로 강호들을 상대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변성환 감독은, 재차 같은 질문을 하자 “최고 성적이 8강으로 알고 있다. 그 이상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원하는 수준의 ‘90%’ 정도 팀을 만들었다는 변성환 감독은 “남은 10%의 디테일을 채워가겠다. 우리가 기획하고 있는 플랜을 리허설하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16강에서 일본과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변성환호는 지난 7월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전반전 한 명이 퇴장당한 가운데 일본에 0-3으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변성환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잘 풀리면 16강에서 ‘복수’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잘 채워나가고 있다. 좋은 경기력으로, 마지막 휘슬이 불렸을 때 우리가 웃고 있는 상황을 연출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 속해 미국(12일), 프랑스(15일), 부르키나파소(18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조별리그는 24개 팀이 4개 팀씩 총 6개 조로 나뉘어 펼친다.
각 조 상위 2개국과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국이 16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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