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8%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연초부터 이어진 미국 건설주 랠리가 멈췄다.
30일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 따르면 미 최대 주택 건설업체인 DR 호턴과 레나, NVR 주가는 지난 7월 최고치를 찍은 이후 16% 넘게 하락했다. 풀트그룹 주가는 올 들어 8월까지 86% 급등했다가 이후 15% 가량 떨어졌다.
미국 건설주가 약세로 전환한 것은 모기지 금리가 급등한 여파다. 주택 매수 대기자들은 이자상환 부담에 구입을 미루는 추세다. 여기에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갈아타기’시 지금처럼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주택을 매물로 내놓는 것을 꺼리고 있다.
미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 맥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연초 6.48%에서 지난주 7.79%로 올랐다. 23년 만에 최고치다. 15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도 현재 7.03%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8%선까지 급등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치솟았다. 미 국채 10년물은 이달 중순에는 5% 벽을 뚫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30년 고정 금리인 모기지 신청 건수는 1995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샘 카터 프레디 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가 올해에만 2%포인트 상승했다”며 “구매 활동이 사실상 정체됐고,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높은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주택 건설 시장도 연쇄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9월 단독주택 착공은 1년 전보다 8.6% 증가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프 터커 질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한달 반동안 주택 시장이 급속히 둔화됐다”며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모기지 전문 금융회사인 네이션와이드의 오렌 클라치킨 금융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주택 활동의 이 같은 반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 건설업체의 착공 유인도 사라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용 경색이 완화되고 경제성이 향상될 때까지 주택 시장의 지속적인 반등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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