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아파트단지 하자처리 점검…”분양할 때의 열성으로 하자 관리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정부가 아파트 하자와 관련한 분쟁을 조정하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 위원 등 인력을 확충해 하자 처리 심사 기간 단축을 추진한다.
주거 공간의 하자로 인한 국민 불편을 좀 더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하자 처리 현황 등을 살펴본 뒤 “하심위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입주자의 눈높이를 따라가는데 시차가 있는 것 같다”며 하심위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원 장관은 “주택은 국민들의 가장 중요하고 비싼 자산이자 생활이 이뤄지는 보금자리”라며 “이런 공간의 안전이나 편의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시정하거나 구제하기 위한 조치가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지하주차장 배관 누수, 엘리베이터 멈춤, 세대 내 에어컨 배관 누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원 장관은 시공사로부터 입주민들의 하자 접수 이후 취한 조치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자동차도 문제가 있으면 리콜하지 않나. 분양할 때의 열성으로 철저히 입주자 입장에서 (하자 보수를)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원 장관은 이날 단지를 둘러본 뒤 하심위 위원 8명과 만나 하심위의 역할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들은 우선 인력·조직 확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하심위 위원은 60여명 수준으로, 연간 접수되는 4천건 안팎의 하자를 처리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임인옥 위원은 “심사위원도 부족하지만 특히 조사관이 부족하다”며 “한사람이 처리하는 건수가 너무 많다 보니 작년 일이 올해까지 해결되지 못한 것도 많다”고 말했다.
하심위 소속 조사관은 40여명 규모로, 한명이 연간 100건을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채한식 하심위 위원장은 “신속한 결론을 내려야 수요자들이 만족할 텐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씩 기다리는 것을 생각하면 죄스럽다”며 “그렇다고 신속한 처리에만 치중하면 사건을 가볍게 대할 수 있어 신중성도 기해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박현정 위원은 “하자 심사를 하면서 시공 하자가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시공 시 품질 관리 활동을 기록해 보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재의 최저가 입찰 방식이 부실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다며 최저가 입찰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접수된 하자를 경중에 따라 분류한 뒤 경미한 건은 입주자와 건설사 간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좀 더 중요한 하자는 하심위가 맡아 하는 식으로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국토부는 단기적으로는 하자 심사의 매뉴얼을 개선하고, 직원 교육 등 하심위의 자체적인 역량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직 및 인력 확충 방안 추진을 병행하기로 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와 눈높이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심위 위원 구성을 다양화하고, 하심위의 판정이 실질적인 사후 조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원 장관은 “가급적이면 시장 안에서 자정 기능을 높이면서 안되는 사안은 분쟁 조정 기능을 통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며 “시공사별 하자 현황을 반기마다 공개함으로써 자발적인 품질 제고 노력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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