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금융계에 거센 사정 작업 바람이 불어댈 것으로 보인다. GDP(국내총생산)의 25% 전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산업의 붕괴에 대한 책임론에 따른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거물을 비롯한 다수의 업계 고위급 인사들이 낙마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31일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 부동산 산업은 시쳇말로 완전 코마(혼수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같은 대형 개발업체들이 10월 말 기준으로 짊어진 부채의 총액이 GDP의 50% 가까이에 이른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더구나 수년 전부터 거품이 꺼지면서 완전 박살이 난 시장도 살아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상당 기간 이 암울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도 보인다. 현재 전체 경제가 이로 인해 갈 길을 잃은 채 헤매는 것은 분명 괜한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끔찍한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누구인가는 져야 한다. 당연히 일차적으로는 무분별한 차입 경영을 통해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 ‘묻지 마’ 프로젝트들을 진행한 헝다 등의 경영진이 책임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헝다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당국에 체포돼 모처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면 그렇게 진행도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역시 예상이 가능하다. 업체들에 엄청난 대출을 제공한 금융권과 관련 고위급 인사들이 희생양이 돼야 한다. 만약 대출 과정에서 심각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겹쳤다면 법적으로도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도 중국 사정 당국은 올해 하반기에 헝다에 이어 비구이위안까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내몰리자 전국의 금융권에 대한 대대적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대출 상당수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다. 당국이 사정의 칼을 휘둘러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이 된다.
현재 비리 의혹에 휩싸인 은행을 비롯한 금융 기관, 관련 고위급 인사들의 일부는 구체적으로 이름까지 거명되고 있다. 분위기로 볼때 진짜 처벌이 임박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부동산 산업의 붕괴가 금융계에 피의 사정까지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은 이제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