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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전쟁’ 돌입…與 “미래위한 건전재정” 野 “민생 내팽개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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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공청회 시작으로 예산국회 개막…정부·여당 긴축 기조에 野 대수술 예고

野 강행 방침 ‘노란봉투법·방송법’ 정국 핵심 뇌관…’쌍특검’·’4대 국조’도 변수

2024년 예산안 657조원 (PG)
2024년 예산안 657조원 (PG)

[김토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김연정 한주홍 기자 = 올해 국정감사를 마무리한 여야가 본격적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레이스에 돌입한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다음 달 1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3일과 6일 경제부처 심사, 7∼8일 비경제부처 심사, 9∼10일 종합정책질의를 각각 진행할 계획이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도 소관 부처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착수한다.

내년도 예산안은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의 증·감액 심사와 예결위 전체회의, 국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은 12월 2일이다.

하지만 연구개발(R&D) 예산을 비롯해 세부 항목을 둘러싼 여야 간 입장차가 극명해 심사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및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두고 여야가 격렬히 대치하는 상황도 예산안 처리 과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정연설 하는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 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3.10.31 [공동취재] uwg806@yna.co.kr

◇ 與 “미래세대 위한 건전 재정” vs 野 “민생 내팽개치고 미래는 펑크”

정부는 앞서 656조9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 본예산보다 2.8% 늘어난 것으로,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로 20년 만의 최소 증가 폭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긴축 기조에 발맞춰 건전 재정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소상공인과 청년 등 민생 예산의 중점 확보를 강조하는 한편 최대 쟁점인 R&D 예산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증액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정책처 토론회에서 “R&D가 국가 경쟁력이나 성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입국, 이런 데 정말 기여했는지 의문”이라며 “노벨상이 나온 것도 아니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기업)을 엄청 많이 만들어낸 것도 아니고 초격차를 이루기 위한 선도 기술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소규모, 나눠먹기식 예산을 줄이면서 외국과 공동연구, 초격차를 이룰 수 있는 근본적 기술 관련 예산은 늘려놨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원 등의 실직 우려와 관련해선 “특단의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민생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와중에 긴축 재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R&D를 비롯해 지역화폐·소상공인 및 자영업자·가계대출 등 지원 예산을 대폭 증액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무런 비전도 보이지 않는 마구잡이 삭감으로 점철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민국의 미래, 국민의 내일은 없었다”며 “세수 펑크를 초래한 것으로 부족해 민생을 내팽개치고 국가 미래마저 펑크를 내려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토론회에서 “건전 재정에 가장 필요하고 먼저 줄여야 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 특수활동비, 홍보예산”이라며 “지역화폐, 민생경제 활성화, R&D 등 대한민국 미래를 준비하는 예산은 과감히 증액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31일 오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3.10.31 [공동취재] uwg806@yna.co.kr

◇ 노란봉투법·방송 3법 뇌관…’野강행→尹거부권’ 재연시 정국 급랭 불가피

여야 간 팽팽한 대치 전선이 드리운 정국 상황도 이번 예산안 처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우선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은 다음 달 예산 국회의 향배를 결정할 핵심 뇌관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기필코 해당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지난 26일 이들 법안의 직회부를 무효로 해달라는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하면서 이런 방침은 더욱 확고해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및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까지 거론하고 있다.

야당이 수적 우위를 내세워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최근 여야가 체결한 신사협정이 무색하게 정국은 다시 급속히 냉각되고 예산안 처리도 험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돼 12월 중 표결이 예상되는 이른바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과 민주당이 추진 중인 ‘4대 국정조사’도 연말 예산 정국의 뇌관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여전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누고 있는 검찰 수사의 향배도 예산 국회의 정국을 가름할 잠재적 변수로 지목된다.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첫 예산안인 2023년도 예산안은 극심한 진통 속에 법정 기한을 22일 넘긴 지난해 12월 24일에 처리됐다. 이는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된 것으로 기록됐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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