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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볼리비아가 이스라엘과 단교하기로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한 첫 국가다.
최근 중남미 국가들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이번 볼리비아의 단교 결정이 주변국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1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 대통령실은 이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인권 침해를 입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볼리비아 대통령실은 “우리는 이스라엘에 공식 서신을 보내 외교 관계를 끊겠다는 결정을 알렸다”며 “생명 존중이라는 원칙적인 틀 내에서 우리 정부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연대하며 전쟁 범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파 성향의 자니네 아녜즈 정부 때인 2020년 볼리비아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복원한 지 3년 만이다. 이에 앞서 볼리비아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정부 시절인 2009년에 가자지구 공격을 문제 삼으며 이스라엘과 단교했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번 볼리비아 정부의 단교 발표에 앞서 소셜미디어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처한 참혹한 상황을 언급하며 이스라엘과 단교를 촉구하기도 했다.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이끄는 현 볼리비아 정부 역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 18일 볼리비아는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가자지구 병원 폭발이 누구 소행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을 맹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을 향해 “현재까지 수천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낳고 강제적인 이주를 요구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현재 좌파 기조가 우세한 중남미 지역에는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나라들이 많아 볼리비아의 단교 선언이 또 다른 국가의 외교적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콜롬비아는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을 비판하며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해 이스라엘과 외교적 갈등을 촉발한 바 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난민캠프를 공습했다고 전해진 것과 관련해 “우리는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이인 전쟁을 최초로 목격하고 있다”며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비슷한 입장을 밝히며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콜롬비아 역시 대사 소환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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