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자율주행)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탑승자들이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법원이 제조상 결함이 없다는 판단을 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남부 리버사이드 카운티 고등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오토파일럿 주행 중 사고를 당한 사용자들이 테슬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평결했다.
이번 소송은 2019년형 테슬라 모델3를 타고 주행 중이던 이들이 오토파일럿 기능 중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회사에 4억달러(5400여억원)를 청구하면서 제기됐다.
오토파일럿은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준수하고 다른 차량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주행을 돕는 기능으로, 차량 소유주였던 운전자 미카 리는 오토파일럿을 켜고 로스앤젤레스 동부 고속도로에서 우회전하다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미카 리는 사고로 사망했고, 동승 중이던 약혼자 린제이 몰랜더와 아들 파커 오스틴은 중상을 입었다. 몰랜더는 당시 오토파일럿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차가 도로를 벗어나면서 통제력을 회복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측은 차량이 도로를 벗어날 때 오토파일럿 기능이 작동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며, 사고 원인이 운전자 실수에 있다고 맞섰다.
테슬라 측 변호사는 “오토파일럿은 몰랜더가 주장하는 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며 “단순한 인적 실수가 이번 사고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테슬라 측 주장을 인정해 제조상 결함이 없다고 판단했다.
테슬라는 이 외에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여러 개 진행 중이며, 이번 판결로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재판이 시스템 설계 전반 문제가 아닌 특정 제조상 결함 여부를 판단한 만큼 향후 재판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원고 측 변호사는 “테슬라는 그 위상에도 불구하고 재판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혔다”며 “배심원단 심의가 길어진 건 이번 평결이 여전히 불확실성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테슬라는 성명을 통해 “오토파일럿 기술에 결함이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테슬라 자동차는 잘 설계돼 있으며, 도로를 매일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고 환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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