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뉴스=장천식 기자] “퇴원을 이틀여 앞두고 있었는데, 이번 낙상사고로 앞으로 평생을 한 발짝도 못 움직이시고 꼼짝없이 병상에 누워계셔야만 하는 신세다.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는 분이 어떻게 침상 밖으로 움직여 떨어지는 낙상사고가 발생했는지 의문이 든다”
청주시 금천동 소재 H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경순(85) 할머니 가족들의 울분 토로다.
1일 이 할머니 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 이 할머니가 청주시 석교동 소재 자신의 A 아파트에 홀로 쓰러져 있는 것을 자녀들이 발견해 119 응급구조대에 의해 H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치료 중이다.
H 병원에서는 이 할머니에게 폐혈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졌으며, 치매 증상을 보이던 이 할머니는 2인실에 입원, 집중치료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 가족들은 24시간(일당 15만 원) 요양보호사를 선임해 이 할머니를 보살 펴 줄 것을 부탁했다.
입원치료 중이던 이 할머니의 증세는 발열 증상이 가라앉는 등 호전의 모습을 보여 가족들은 병원 퇴원을 예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퇴원 예정 시기를 이틀여 앞둔 지난 9월 7일 오전 2시쯤 할머니가 병원 침대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를 당했다.
당시 요양보호사는 “쿵 하는 소리가 나 잠에서 깨어보니 할머니가 병실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내 낙상사고는 분쟁이나 소송이 비일비재다.
이 때문에 요양보호사의 해명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표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으로 분석된다.
H 병원은 요양병원이 아니어서 병실 내 CCTV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할머니는 이 낙상사고로 우측 대퇴골 경부가 골절돼 수술 후 치료 중으로, 장기입원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할머니 가족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병원과 요양보호사 소속 간병인협회에 불만을 내보이고 있다.
이 상황과 관련 H 병원 측은 이번 사고는 병원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병원 측은 “이 할머니 보호자 분들에게 공작물 설치 여부 등 낙상사고에 주의해 줄 것과 요양보호사에게도 안전배려 의무와 요양사의 요양 지도 방법 등을 숙지토록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해서 24시간 의료진이 환자를 살펴볼 의무는 없다. 병원 측은 보호자 가족이 선임한 요양보호사에 환자를 잘 보살펴 줄 것을 충분히 설명·고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재까지 이 할머니의 병원치료비는 1600여만 원에 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할머니 가족들은 한국의료분쟁조정원과 변호사 등의 법률자문을 받아 이번 사고 해결에 총력이다.
요양보호사와 간병인 소개소에도 보상 책임을 권고한 상태다.
간병인 소개소는 현재까지 병원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행히도 K 손해보험회사에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간병인 소개 배상책임보험 가입 보험회사와 병원비와 위자료 등을 협의 중이나, 보험사 측에서 제시한 과실 비율 50%, 위자료 300만 원뿐이라며 불만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 할머니 가족들은 “그동안 법률자문 결과, 중환자실과 24시간 관리 병실을 제외한 일반병실은 의료시간이 한정돼 의료시간 이후에는 보호자가 직접 환자를 돌봐야 하기에 병원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병원 내 낙상 사고 발생 시 요양보호사 등과 유사분쟁을 막기 위해 책임소재 규명과 보험적용을 위한 정확한 기준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보험사에서 고용한 손해사정사가 판정한 과실 비율과 위자료에 거듭 의문을 제기하며 병원비와 위자료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시 강력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 가족들은 H 병원에도 “혼자 움직일 수 없는 고위험군인 환자에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약이나 근이완제, 강한 수면제와 진정제 치료, 의사나 간호사들의 관리주의 여부 위반과 안전배려 의무, 요양사의 요양 지도 방법 등을 주지했는지 여부, 의무기록과 간호기록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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