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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적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디자이너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기 위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질문을 드리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디자인 산업 박람회 ‘디자인 코리아 2023’ 개막식에서 던진 깜짝 질문이다.
김 여사는 이날 개막식 모두발언에서 “미래는 예술과 디자인에 그 답이 있다”며 “예술과 디자인의 본질은 인간의 꿈을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어떤 말을 하는 것보다 질문을 하나 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며 K-디자인의 경쟁력 향상 요건을 물었다.
김 여사의 질문에 권영걸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인구 20세기 디자인 메카인 이탈리아 밀라노를 예로 들며 “거기에는 세계 디자이너들이 다 모여서 구경하는 ‘메세 피에라 사이트’가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엔젤투자자들도 모여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디자인 리더십을 가지려면 인구 5만명 정도의 디자인 클러스터 도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 스쿨, 디자인 미디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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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위원장은 특허청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디자이너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 다 삣긴다. 디자인 프로텍션(보호)을 해줄 수 있는 제도가 디자인 클러스터 안에 자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는 “이런 질문을 해주는 분을 처음 뵀다”며 “전 세계 서너 개의 (유명) 박물관에 있는 한국관을 좀 더 개선해야 한다, 아니 적극적으로 변화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메트로폴리탄, 영국의 빅토리아 아고트뮤지엄은 연간에 다녀가는 사람만 몇 백만명에 이른다”며 “우리 디자이너들의 연출 능력을 더해 한국을 제대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선 한국디자인단체 총연합회장은 “제도적 뒷받침과 해외에서의 알림 시범 사업”을 들었다.
김 회장은 “지금 디자인은 관련된 부처가 굉장히 많다”며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장 중심이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잘 하고 있는데 디자인이 하나로 뭉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뮤지엄, 외교 공관, 문화 관저, 미니멀 한옥 등을 미디어 아트와 결합해 하나의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창조하고 그런 공간에서 외교를 한다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디자인계 원로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앞으로 더 많은 의견을 모아 청취하고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 잠재력 있는 우리 디자이너들이 세계 무대에서 정말 더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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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이후 주요 전시관을 찾아 저시력자들을 위해 시각적 접근성을 높인 로봇 청소기, 재생 플라스틱 소재로 한 벤치,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한 패키징 제품 등을 둘러봤다.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듈 휠체어, 재활용품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놀이공원(리사이클랜드) 디자인, 12지신 일러스트를 입힌 교통카드 등 청소년 및 대학생들의 작품을 관람하며 차세대 디자이너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모듈 휠체어를 꼼꼼히 살펴보고 “장애를 가진 분들의 삶의 질이 확 올라가겠다. 아이디어가 좋다”고도 했다.
디자인 코리아 2023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을 주제로 오는 5일까지 열린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디자인계 신년인사회, 10월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방문 등 K-디자이너의 세계 무대 진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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