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정국 ‘핫 100’ 1위 히트에 기대…”그래미도 변하는 시대상 반영해야”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지닌 내년도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 말고도 아이브 등 4세대 K팝 그룹도 대거 도전장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가요계는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래미에 많은 가수가 출품한 것 자체가 K팝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방증이라고 보고 있다.
◇ BTS, 7인 7색 솔로 만개…전원 다부문 출품
2일 가요계에 따르면 내년 2월 열리는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에는 3회 연속 후보로 지명된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많은 K팝 스타가 출품했다.
우선 방탄소년단은 최근 1년간 활발한 솔로 활동을 펼친 만큼 일곱 멤버 전원이 다양한 분야에서 출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맏형 진은 솔로 싱글 ‘디 애스트로넛'(The Astronaut)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에 도전했고, 제이홉은 제이콜과 협업한 ‘온 더 스트리트'(on the street)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베스트 뮤직비디오에 노크했다.
리더 RM은 솔로 앨범 ‘인디고'(Indigo)와 타이틀곡 ‘들꽃놀이’로 베스트 팝 보컬 앨범·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베스트 뮤직비디오, 슈가는 솔로 앨범 ‘D-데이'(D-Day)와 타이틀곡 ‘해금’으로 베스트 랩 앨범·베스트 랩 퍼포먼스·베스트 뮤직비디오에 출품했다.
뷔는 솔로 앨범 ‘레이오버'(Layover)와 타이틀곡 ‘슬로 댄싱'(Slow Dancing)으로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베스트 뮤직비디오를 노린다.
특히 올해 관심을 끄는 멤버는 솔로 앨범 ‘페이스'(Face)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와 솔로 데뷔곡 ‘세븐'(Seven)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을 밟은 지민과 정국이다.
지민과 정국은 나란히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본상)인 레코드 오브 더 이어와 송 오브 더 이어에 도전한다.
지민은 이 밖에도 베스트 팝 보컬 앨범·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베스트 뮤직비디오에, 정국은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베스트 뮤직비디오에 각각 출품했다.
◇ 블랙핑크·뉴진스·아이브…바통 잇는 후배들
방탄소년단 말고도 그래미의 문턱을 넘으려는 후배 K팝 스타들이 많다.
방탄소년단이 3년 연속으로 후보로 올라 K팝 팬에게도 익숙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K팝 스타가 몰렸다.
‘큐피드'(Cupid) 열풍을 일으킨 피프티 피프티를 비롯해 에스파, NCT 드림,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트와이스, 블랙핑크, 뉴진스, 있지, 아이브가 출품했다.
블랙핑크는 게임 OST ‘더 걸스'(The Girls)를 내밀었고, 뉴진스는 존 바티스트와 협업한 ‘비 후유 아'(Be Who You Are)가 출품작이다.
그래미 어워즈 제너럴 필즈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제외하고도 ▲ 앨범 오브 더 이어 = 스트레이 키즈·트와이스 ▲ 레코드 오브 더 이어 = 피프티 피프티·스트레이 키즈·트와이스·블랙핑크 ▲ 송 오브 더 이어 = 피프티 피프티·스트레이 키즈·트와이스·블랙핑크 ▲ 신인상 = 에스파·피프티 피프티·세븐틴·스트레이 키즈가 후보 지명을 노린다.
다른 부문에서는 ▲ 베스트 팝 보컬 앨범 = 스트레이 키즈·트와이스·에스파·에릭남·아이브·있지 ▲ 베스트 뮤직비디오 = 피프티 피프티·스트레이 키즈·투모로우바이투게더·트와이스 ▲ 베스트 뮤직 필름 =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베스트 팝 댄스 레코딩 = 에이티즈 ▲ 베스트 댄스 일렉트로닉 레코딩 = 페기 구·예지 등이 출품한 것으로 파악됐다.
있지, 아이브, 뉴진스, 피프티 피프티 등 4세대 K팝 걸그룹도 그래미에 도전한 점이 눈에 띈다.
◇ 오는 10일 부문별 후보 발표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1974년 시작)나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1990년 시작)보다 역사가 훨씬 길다.
그래미 어워즈의 가장 큰 특징은 차트 성적이나 음반 판매량 등 상업적 성과보다는 음악성과 작품성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춰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가린다는 점이다.
이에 그해 인기를 끌었어도 평단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면 ‘무관’으로 끝나는 경우도 수두룩한 비정한 시상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미 어워즈는 이번부터 제너럴 필즈를 앨범 오브 더 이어, 송 오브 더 이어, 레코드 오브 더 이어, 신인상에 더해 ‘프로듀서 오브 더 이어'(논-클래시컬)와 ‘송라이터 오브 더 이어'(논-클래시컬)로도 확대했다.
한국인으로는 앞서 소프라노 조수미(1993년)와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2012·2016년)가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한 바 있다.
그래미 어워즈 1차 회원 투표는 지난달 11∼20일(이하 현지시간) 이뤄졌다. 이를 통과한 부문별 최종 후보는 오는 10일 공개된다. 이후 12월 14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최종 투표가 진행된다.
제66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2월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
그래미 어워즈에 조예가 깊은 한 베테랑 뮤지션은 “최근 몇 년 사이 출품작 명단에 K팝 가수가 없는 게 이상할 정도로 우리 대중음악의 위상이 올라갔다”며 “그래미도 이제는 ‘젊은 백인 천재 싱어송라이터’라는 선호 코드를 버리고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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