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열흘만에 기자회견…尹정부 기조 맞서 ‘확장재정 성장론’ 역설
“R&D·미래형 SOC 투자 등에 소비 진작까지 ‘회복 쌍끌이 엔진’ 필요”
“1년 한시 소비세액공제·청년 3만원 교통패스·월세공제 이월” 제안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경제성장률 3% 달성’을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위기 극복방안을 총동원한다면 3% 성장률 회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경제를 회복시킬 ‘쌍끌이 엔진’이 필요하다”면서 “한 축은 연구기술 개발(R&D)·신성장 동력 발굴·미래형 SOC(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 다른 한 축은 총수요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소비 진작”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대표인 그가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성장률 3% 달성’을 들고나온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생 대안 정당’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예산 정국 개막에 맞춰 정부·여당에 예산안 심사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은 국회 복귀 이후 열흘만으로, 일단 회견문만 6천자에 달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전방위 비판하며 확장재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3일 만에 R&D 예산을 일률적으로 삭감해버렸다”며 “지난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통령 호통 한 마디에 증액하려던 본래 예산안이 사라져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삭감으로 이미 소요된 R&D 예산은 허공으로 사라지게 된다. 각종 연구의 매몰 비용을 생각하면 예산 삭감은 절약이 아니라 낭비로 귀결된다”며 “치명적 패착”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또, “경기 침체로 어려운 분들은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다”면서 “생산물 시장의 소비자이자, 생산요소 시장의 공급자인 가계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축소가 경기 흐름을 악화시켜 더 큰 경기 침체를 불러오지 않도록 실질소득 증대와 양극화 완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경기가 어려울 때 정부는 투자세액공제로 기업의 투자를 장려한다”면서 “기업의 소비행위가 투자인 것처럼,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대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 1년 한시로 ‘임시 소비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독일은 서민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탄소배출도 줄이는 9유로 티켓을 발행했다”면서 청년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청년 3만원 패스’ 도입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은 물론, 전세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도 완화하겠다”며 “저소득 세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기부금 공제처럼 이월을 통해서라도 월세 공제가 가능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3조원 규모의 민관협력 금리인하 프로그램, 소상공인 가스·전기요금 부담 완화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들은 ‘경제 좀 살려 달라’고 절규하는데, 정부는 ‘건전재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며 “정부가 어떻게 이 정도까지 가계와 기업 고통에 무감할 수 있는지 기본적 경제 논리에 무지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비·투자·수출이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위기를 맞은 게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외부 충격도 없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느냐”며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재정건전성에만 매달려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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