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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환자가 너무 많다”…신간 ‘위험한 과잉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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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체 교수 “진료를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환자 스스로가 찾아야”

연합뉴스 자료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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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의사들은 자주 오판한다. 대개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약을 너무 많이 쓴다. 우리는 과잉진단과 과잉치료가 만연한 시대를 살고 있다.”

“선진국에서 의사의 처방 약은 심장 질환과 암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3위다. 약을 안 먹으면 ‘피할 수 있는 죽음’은 공중보건의 재난이고, 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스페인독감 이래 최악이다.”

근거중심의학의 권위자로 알려진 덴마크 코펜하겐 의대 피터 괴체 교수는 신간 ‘위험한 과잉의료'(공존)에서 과잉 진료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환자 스스로가 진단과 치료의 근거를 찾는 길을 제시한다.

배우자도 의사인 저자는 제약업계의 부조리와 유방촬영술의 무용성,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의 위해성 등에 관해 앞서 발표한 저술들로 의료계에 이미 ‘미운털’이 박혔다.

저자는 이번 신간에서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의료의 문제점을 까발린다.

책에 따르면 정신의학부터 신장학까지 여러 전문 분야에서 질병을 정의하는 경계가 지나치게 넓어졌다.

적어도 서구사회에게서는 전문의 등 의사가 너무 많다.

너무 많은 사람이 불필요하게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

과잉진료로 인해 진단명이 붙으면 돌이킬 수 없는 의학적·사회적·경제적 결과가 따른다. 개인에게는 신체적·정신적·재정적 타격이 되고 보건 시스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연합뉴스 자료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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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진료를 하는 의사는 왜 생기는가.

괴체 교수에 따르면 검사와 처방을 많이 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진단 검사는 결과가 불확실한데도, 어떤 의사는 자신의 진단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검사나 처방의 필요성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의사도 있다. 환자보다 영리 추구를 우선시하는 문제점이다.

또 의사는 대체로 환자의 호소보다 검사 기록으로 판단하고, 모든 사람을 똑같은 방식으로 임상 진료 지침에 따라 치료한다.

의사가 오도되기 쉬운 임상 경험을 ‘비대조경험’이라고 저자는 정의했다. 치료하지 않은 환자로 이루어진 대조군과 비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위험한 약을 지나치게 많이 승인하는 의약품 규제 당국도 저자에게는 비판의 대상이다.

책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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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저자는 과잉 진료의 사례를 한국에서 끄집어낸다.

2010년대 중반 한국에서 갑상샘암 환자가 급격히 늘었던 ‘사건’은 ‘가짜 질환의 대유행’이었고, 세계 의료계의 가십거리였다고 꼬집는다.

이는 과잉 검사로 인한 과잉 진단, 과잉 진단으로 인한 과잉 치료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한다.

당시 기준으로 갑상샘암 발병률이 매년 많이 증가해 한국에서 가장 흔한 유형의 암이 됐지만, 사망률은 30년간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환자는 병의 진료에 관한 결정을 의사에게 무조건 맡기지 말고, 자신이 스스로 기여할 수 있다는 주체성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는 진료 근거를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권고한다.

의사가 제시한 치료법이나 처방 약에 관해 유명 포털사이트를 찾아 효과와 부작용 정보를 파악하고, 의학 교재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누구나 갑자기 병에 걸려 긴급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겁에 질려 이성적 판단을 온전히 하지 못하고 의사에게도 적절한 질문도 못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평소에 관련 지식을 찾아보는 경험을 충분히 함으로써 모든 결정에 가이드 역할을 할 정보를 직접 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단, 인터넷을 포함한 미디어는 필요 이상으로 우리의 건강을 염려하게 만들고, 그다지 신뢰할만한 정보의 출처도 아니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윤소하 옮김. 400쪽.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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