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제정세 불안으로 국내 방산 대형주들이 호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목도가 덜하던 방산 중소형주에도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대형업체들의 무기 수출 증가에 따른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종목도 있지만 포탄 등 군용품을 제작함과 동시에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자체 경쟁력을 지닌 종목도 시장참여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국내 방산업의 전반적인 약진으로 중소형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각각 매출 6208억 원, 영업이익 373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각각 19%, 78% 웃돌며 깜짝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매출 1조9815억 원, 영업이익 1043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망치를 2%, 8% 상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군비확충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방산 대형주들이 수혜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시스템은 3분기 TICN(전술통신체계)과 차륜형대공포의 양산 및 수출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내수 방산 양산 매출 증가 및 탄약 관련 해외 수출이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안보환경 불안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전세계 국가들의 군비확장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전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리아 피난민 캠프에 이틀째 전투기 폭격을 가해 총 195명가량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국제정세가 군사대결로 치달으면서 국내 방산주들의 실적은 앞으로도 상승추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존과 달리 최근에는 대형주들을 넘어 방산 중소형주들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풍산은 각종 군용 탄약과 탄약 부품, 정밀 단조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인데 포탄 제조역량이 각광받으며 이-팔 전쟁 초기 주가가 많이 오른 바 있다. 풍산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9308억 원, 31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망치(444억 원)보다 크게 낮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방산 수출이 4분기로 이연된 결과로 풀이하며 오히려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4분기에 국방 예산이 집행되면서 통상적으로 내수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데 여기에 3분기로부터 이연된 수출까지 더해진다는 것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매출과 이연 수출을 더하면 4분기 풍산의 방산 부문 매출은 4060억 원으로 사상 최초 4천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며 “일반적으로 내수보다 수출 마진이 높은 것을 볼 때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7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2% 증가할 것”이라 말했다. 국제분쟁의 장기화로 해외로부터 추가적인 탄약 수주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팔 사태 등에 의해 스포츠탄 중심으로 현물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이에 풍산은 이미 폴란드 뿐 아니라 국내에도 대구경탄약 생산설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풍산은 방산업 외에도 구리 사업을 핵심 부문으로 두고 있는데 이 시장에 대한 긍정 전망이 최근 대두되고 있다. 본래 구리 가격은 글로벌 제조업 및 건설업 등의 선행지표로서 활용될 정도로 이들 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지녔으나 최근엔 전세계에 걸친 친환경 전환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향후 안정적인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전세계 절반 가량의 구리를 소비하는 중국에선 올해 들어 건설업 투자가 전년 대비 9% 줄었음에도 구리 가격은 오히려 10%가량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안으로 150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과 89기가와트 규모의 수력 펌프저장 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인데 둘 모두 막대한 양의 구리를 필요로 한다. 이 밖에도 친환경 전기차에는 구리 50키로그램 정도가 들어가는데 기존 내연차보다 2배 이상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인 만큼 친환경 전환 추세와 구리 가격의 상승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띠고 있다. S&P글로벌은 2035년이 되면 정제구리의 수요가 490만 톤으로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풍산은 방산 부문과 함께 구리 사업이 향후 실적 우상향을 이끌 쌍두마차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전환 신규 수요 증가에 따른 구리 가격 중장기 우상향이 기대되고 글로벌 안보위협 상승에 따라 포탄 수요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풍산 매수를 추천”했다. 한편 아이쓰리시스템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냉각형 적외선 센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K2 전차, 현궁 등 해외로 수출되는 국내 무기들에 납품된다. 국내 대형 방산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날 때마다 아이쓰리시스템의 실적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쓰리시스템> 앞서 언급된 국내 방산 대형주들은 폴란드향 추가 수주 및 신규 국가 수출 계약 체결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내 무기 수출이 늘어날수록 아이쓰리시스템이 수혜를 보는 구조다. 이에 따라 아이쓰리시스템은 국내 소재 생산시설을 증설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납품 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본격적인 실적 상승세가 기대된다. 한 증권업계 방산 부문 관계자는 “유도무기 쪽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고 실적도 줄곧 좋아지고 있어 아이쓰리시스템을 주목할 만하다”며 “연말에는 증설에도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쓰리시스템 주가는 전날 대비 3.13% 상승한 2만8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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