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크리에이터들의 신선하고 다채로운 창작 작업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전시가 관객을 찾아온다.
현대자동차와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2일 전시회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4회째를 맞는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장르와 주제 제한 없이 크리에이터들의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창작 플랫폼이다.
프로젝트는 매년 두 팀을 선정해 각 팀에 창작 지원금과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내 작업실을 제공한다. 또한, 창작 결과물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전시도 함께 진행한다. 올해 전시회는 3일부터 내년 4월 7일까지 열린다.
올해 공모에 참여한 102개 팀 가운데 최종 선정된 2개 팀은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Rice Brewing Sisters Club)과 ‘랩삐'(lab B )다. 두 팀은 창작지원금(3000만 원)과 작업실(창동레지던시)을 지원받아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손혜민·유소윤)은 비인간과 인간, 인간과 공동체 사이의 협업에 기반을 둔 예술적 실천을 ‘사회적 발효’라는 개념으로 확장하는 예술을 펼쳤다. 이들은 우뭇가사리를 이용해 개발한 ‘우무피막’으로 이뤄진 숲 공간 ‘공생체 은하수'(Holobiont Galaxy)를 전시한다.
공생체은하수의 공간은 가림막으로 구획이 나뉘어 있는데, 이는 모두 우뭇가사리로 제작된 우무피막이다. 전시 공간 곳곳에 놓인 각양각색의 조형물은 우뭇가사리를 끓여서 만든 우무덩이들이다.
이들은 2020년부터 부산 지역 바다의 해조류를 연구하면서, 특히 여러 해조류 중에서도 낮은 온도에서 액체가 되고 실온에서는 빨리 굳는 우뭇가사리에 주목했다. 우뭇가사리의 성질을 이용해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플라스틱이나 패브릭 등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한 끝에 나온 작업을 공개한다. 유기체를 배양하는 일종의 미생물 배지(培地)로도 작용하는 우무덩이의 활용 등에서도 작가들은 소재를 통해 공생을 이야기한다.
작가집단 랩삐(강민정, 안가영, 최혜련, 제닌기)는 현재 기술 문화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이슈를 연구하고 동시대 시각예술의 역할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창출하는 시각예술 팀이다. 이 팀의 프로젝트 ‘강냉이 털어 국현감'(From Tilling the Fields to Hitting the MMCA!)은 놀이로 가장된 노동의 형태인 ‘놀이노동(playbor)’을 제안하며 노동과 교환 가치의 의미를 고민하는 장을 선사한다.
이들은 올해 3월 점심시간만 되면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 서울시립미술관 앞 풍경에 주목했다. 인파는 대부분 한 금융서비스 업체가 자사 모바일 앱을 켜고 터치하면 돈을 주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랩삐는 자동화 사회에서 생겨나는 인간 소외를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으로 놀이노동을 규정하고, 이를 가시화한 작업을 시도했다.
전시 기간에는 약 17회에 걸쳐 크리에이터 초청 워크숍, 토크, 퍼포먼스 등 연계 행사가 진행된다. 전시는 내년 4월 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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