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후위기를 둘러싸고 전 세계적 행동이 중요한 시점에서 북극 그린란드에 포함됐던 납수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오염물질 저감 정책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연구팀이 북극에서 그 답을 찾은 것이다.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그린란드 눈에 기록된 납 성분이 10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를 6일 발표했다. 극지연구소 이강현 박사 연구팀은 2017년 그린란드에서 채집한 눈 시료로 북반구 대기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기원지를 추적했다.
2012~2017년에 쌓인 눈의 평균 납 농도는 단위 그램당 10.6 피코그램(pg/g)으로 이전 연구에서 보고된 2003~2009년의 평균 ‘21.5 피코그램’보다 약 49%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피코그램(pg)은 1조분의1그램을 뜻한다.
납의 동위원소비를 이용하면 해당 납 성분을 배출한 기원지와 각 지역의 비중을 추정할 수 있다. 각 지역에 따라 특정한 납 동위원소비가 유지돼 ‘지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린란드 눈의 납 성분은 대부분 북반구의 다른 지역들에서 날아왔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양에 큰 변화가 확인됐다.
그린란드 눈 시료에 기록된 납 성분의 기원지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약 36%에서 2010년대 약 23%로 13% 감소했다. 연구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전후로 추진된 중국의 오염물질 저감 정책 등의 효과를 원인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데이터를 보면 동북아시아에서 북극 그린란드까지 날아간 이번 납 성분 사례처럼 대기오염 물질은 종류에 따라 배출지 주변뿐 아니라 수천 km 멀리 떨어진 곳에 전달돼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오염물질의 기원지와 수송 경로를 추적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환경 화학 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실렸다.
이상희 극지연구소 연수연구원은 “그린란드에 쌓인 눈은 대기 성분을 매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적 규모의 대기 환경변화 조사 연구에서 증거 자료로 가치가 높다”며 “앞으로도 극지역 시료를 활용해 오염물질 거동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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