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김부겸 각각 만나…”당이 강성당원에 휘둘려” 공감대
‘친문·친낙·친SK’ 결집 기폭제 관측…’연대 현실화’는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경준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최근 연쇄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거물급 인사들의 이런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는 이들 ‘3총리’가 비명(비이재명) 연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아울러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론되는 제3지대론이 더 힘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도 시사했다.
6일 민주당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김 전 총리는 최근 두 달여 사이에 각각 일대일로 만났다.
다 같이 모인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은 각 자리에서 현재 당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에 당이 휘둘리고 있다는 걱정이었다고 한다.
특히 이 전 대표는 김 전 총리와 두 차례 만났는데, 한 번은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모임이었고, 이후에는 별도로 회동했다. 이 전 대표는 이틀 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김 전 총리와 단둘이만 얘기한 적이 있었다”며 “당에 대한 걱정을 나눴고, 상당 부분 문제의식이 일치한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이달 초 따로 만났으며 역시 당내 분위기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만남은 이보다 앞선 지난 6∼7월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갓 돌아온 시점이었다.
현 지도부는 친명(친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해 이들 3총리는 구주류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들은 비명계 주축인 친문(친문재인)·친낙(친이낙연)·친SK(친정세균)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연대가 가시화할 경우 당내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 공천이 그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현시점에선 ‘3총리 연대설’이 당장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대해) 때가 되면 말하겠다”, “제3세력에 공감한다” 등 적극적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구체적 발언을 아끼고 있어서다. 특히 정 전 총리는 연대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와 만났을 때 신당 창당 등에 대한 얘기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의원들이 할 말도 못 하는 분위기에 대한 걱정 정도만 나눴다”고 전했다.
친명 지도부도 이들의 연대와 더 나아가 신당 창당 가능성 등에 회의적이다.
김영진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분들은 민주당을 제일 많이 걱정한다는 것까지는 연대의 고리가 있는데 신당 문제는 다른 문제”라고 일축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3총리 연대설은 이 전 대표가 일방적으로 띄우는 것 아니냐”며 “직접 확인해봤지만, 다른 두 분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단 지도부는 당내 통합 행보에 더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전 대표의 작심 발언과 맞물려 당내 계파 갈등이 총선을 앞두고 더 고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전날 “배제가 아닌 단결과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단합 메시지를 발신한 데 이어 조정식 사무총장이 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이 전 대표 출당 요구 청원을 삭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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