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불법 논란 후 사퇴
보험업계 건전성 강화 ‘화두’
서울 청진동 동양생명 본사 전경. ⓒ동양생명
저우궈단 사장이 사임을 표명하면서 동양생명을 둘러싼 배임 논란이 잠시 일단락됐다. 다만 추후 수사기관의 추가적인 조사로 문제가 밝혀질 경우 처벌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배임과 횡령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보험사 내부통제 수준을 끌어올려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저우궈단 사장이 지난 5일 사임을 표하고 동양생명의 새 대표이사로 이문구 마케팅총괄 전무가 내정됐다. 이 전무는 내년 2월 말 열리는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저우궈단 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임기보다 일찍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있었던 배임 논란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10월 금융감독원의 검사에서 동양생명이 다른 업체 B사를 통해 A테니스장을 우회적으로 꼼수 운영한 것이 발각됐다. 동양생명은 B사가 테니스장을 낙찰받은 대신 광고계약 등을 체결하고 비용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B사가 낙찰 받은 A테니스장 운영권의 낙찰가액(26억6000만원·3년 분할납)을 기본 광고비(연간 9억원·3년 간 총 27억원) 명목으로 전액 보전하기로 하고, 이 중 1년차분 9억원을 지급했다.
조만간 수사기관의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결과 업무상 배임죄로 결론나면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금융당국이 보험사 금융사고에 대해 보다 더 엄격하게 제재 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을 개정하고 보험사 자체적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당장의 법 개정은 국회의 역할이 필요한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관련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보험사 자체적으로 내부통제를 제고하도록 유도하는 모습이다.
보험사 감사·준법감시인 간담회가 11월 28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다.ⓒ금융감독원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41개 국내 보험사 감사·준법감시인들과 만나 금융사고 예방 관련 내부통제 현황 및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에서 금감원은 향후 보험사의 임직원 대비 준법감시 담당 인력 비율을 정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현업부서 자가점검에 대해 연 1회 이상 현장 점검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부여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절차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순환근무 ▲명령휴가 ▲내부고발 ▲사고예방 대책 등의 세부 운영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경우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관련 법안이 미비했던 것 같다”며 “이번 동양생명 검사 이후 보험사 전체적으로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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