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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HBM서 삼성 꺾은 SK하이닉스, 1위 굳히기 본격화…박정호는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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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승기를 잡은 SK하이닉스가 새로운 조직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내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다. 박정호 부회장의 퇴진으로 SK하이닉스 단독 대표이사가 된 곽노정 사장은 회복이 더딘 낸드플래시의 적자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본격 나섰다.

최태원 SK 회장(오른쪽)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는 7일 이사회 보고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일로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조직을 신설한다. AI 인프라 담당에는 김주선 GSM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해 선임됐다.

이 조직 산하에는 지금까지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가 신설되고, 기존 글로벌세일즈마케팅(GSM) 조직도 함께 편제된다. 또 ‘AI & 넥스트(Next)’ 조직도 신설돼 차세대 HBM 등 AI 시대 기술 발전에 따라 파생되는 새로운 시장을 발굴, 개척하는 패스파인딩(Pathfinding) 업무를 주도한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나선 것은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HBM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현존 최고 사양인 5세대 HBM3E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데 이어 글로벌 고객사들과 차세대 HBM4 규격 개발에 나서는 등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상태다.

또 HBM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굳혔다. 엔비디아에 4세대인 HBM3을 독점 공급한 데 이어 5세대인 HBM3E 최종 공급 계약을 앞두면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시장내 점유율은 40%로, SK하이닉스와 10%p나 격차가 벌어져 있다.

여기에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HBM 경쟁 심화 속에서 승자 독식 구조를 가져갈 것으로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BM 생산능력이 2배 증설돼도 전체 HBM 수요의 50% 미만 밖에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HBM3를 건너 뛰고 HBM3E 생산으로 직행한 마이크론은 초기 대량 양산의 수율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2013년부터 엔비디아와 HBM 개발을 시작해 10년간 축적된 생산 노하우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HBM 신규 생산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유리한 원가 구조를 보유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승자독식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 속에 AI 서버 시장 성장률이 높다는 점도 호재다. 김 연구원은 “내년 북미 데이터센터(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설비투자(캐펙스)는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AI 서버 신규 투자가 확대되는 동시에 AI 서비스 확대를 위한 일반 서버의 보완 투자가 필수”라며 “향후 5년간(2023~2027년) AI 서버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36%로, 일반 서버 성장률 10%를 3배 이상 상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도전적인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다운턴 위기를 이겨내면서 HBM을 중심으로 AI 메모리를 선도하는 기술 경쟁력을 시장에서 확고하게 인정받았다”며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회사의 AI 기술 경쟁력을 한층 공고히 하고 고객 요구와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는 혁신을 선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담당 김주선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이와 별개로 SK하이닉스는 낸드와 솔루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N-S 커미티 조직’도 신설했다. 낸드 및 솔루션 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 이곳은 제품 및 관련 프로젝트의 수익성과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주 업무다.

또 SK하이닉스는 미래 선행기술과 기존 양산기술 조직 간 유기적인 협업을 주도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기반기술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글로벌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존 ‘글로벌 오퍼레이션(Global Operation) TF’와 함께 관련 조직과 인력을 ‘글로벌(Global) 성장 추진’ 산하로 재편한다.

임원 인사에서는 김 사장 외에 1983년생 이동훈 담당을 승진 보임하는 등 신규임원 18명을 선임하며 미래 성장기반이 될 젊고 유능한 기술 인재를 육성한다는 기조를 이어 갔다. 신임 연구위원에 여성 최초로 오해순 연구위원을 발탁했고, 소재개발 관련 최고 수준의 전문가인 길덕신 연구위원을 수석 연구위원으로 승진시켰다.

반면 박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박 부회장은 2021년 SK하이닉스 대표이사에 오른 후 SK그룹, SK텔레콤에서 함께 했던 이들을 대거 SK하이닉스에 투입시킨 바 있다. 박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은 그대로 맡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AI 동맹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로 고객별 차별화된 스페셜티(Specialty) 메모리 역량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가는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진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CP-2023-0087@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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