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인플레이션 바람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도 불어닥쳤다. 연이은 인상에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새로 생길 정도다. 가계 경제에 부담이 될 만큼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유튜브는 8일 고객센터 공지를 통해 가격 인상 결정을 알렸다. 이날부터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국내 가격을 기존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약 43%에 달하는 인상률이다. 지난 2020년 9월 8690에서 1만450원으로 올린 이후 3년여만이다.
디즈니·넷플릭스 등 사실상 가격 인상 조치
OTT 국내 가격 도미노 인상의 출발선은 지난 2021년 국내 진출한 디즈니플러스가 끊었다. 지난 10월 요금제를 세분화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월 9900원 단일 요금으로 제공했던 4명 동시 접속 허용 및 고화질 영상 시청은 이제 1만3900원을 내야 이용할 수 있다.
가격 인상에 대한 반감은 물론이고 그 시기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구독료를 3달러 올릴 때는 국내 가격을 올리지 않다가 국내 작품 ‘무빙’이 흥행하자 요금 인상을 벼락처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8월 선보인 ‘무빙’ 덕에 디즈니 플러스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7월 200만명 선에서 9월 390만명 선으로 2배가량 뛰었다.
반감은 곧바로 수치로 드러났다. 가격 인상을 공개한 이후 활성 이용자 수는 ‘무빙’ 이전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단속을 내세웠다. 넷플릭스는 10월 국내에서 계정 공유를 유료화를 선언했다. 회원과 한 가구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이용자가 같은 계정을 사용해 TV를 통해 영상을 시청하려고 하면 1명당 월 5000원의 추가금을 결제해야 한다. 계정 공유를 하고 있던 이용자에게는 사실상 가격 인상인 셈이다.
국내 토종 OTT인 티빙도 이달 들어 요금을 20%가량 올렸다. 베이직 요금제는 월 7900원에서 9500원으로,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990원에서 1만 35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내년 1분기에는 국내 사업자 최초로 월 5500원짜리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해 이용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구독료 절감 위한 꼼수 기승
이용자들은 구독료 인상에 편법과 꼼수를 찾아 나섰다. 가상 사설망을 이용해 IP 주소를 해외로 바꿔 가입하기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국내보다 구독료가 싼 국가로 국적을 변경해 주는 대행 서비스마저 등장했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종료한 누누티비의 후속격인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도 다시 기승이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불법 공유 사이트 우회 접속 링크가 확산 중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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