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역대 최대 규모
4억 달러 시대서 단숨에 7억 달러 시대 열어
내년 한국서 김하성의 파드리스와 개막전
투수 대신 지명타자 출전 전망
이정후 계약도 속도낼 듯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간판 오타니 쇼헤이의 차기 행선지가 결정됐다. 한국 야구 팬들은 내년 오타니가 출전하는 개막전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때아닌 행운을 누리게 됐다.
9일(현지시간)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했다고 알렸다.
오타니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점에 대해 모든 팬과 아구 관계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며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6년간 지지해준 에인절스 관계자 여러분과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며 “에인절스와 함께 한 6년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선수 생활 마지막 날까지 다저스뿐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약 규모는 10년 7억 달러(약 9240억 원)로,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다. MLB로 좁혀보면 직전 팀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2650만 달러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5억 달러와 6억 달러 계약을 따낸 선수는 아직 없는 가운데 오타니가 7억 달러 시대를 먼저 열었다.
오타니가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린 후 미국에선 그의 행선지를 두고 많은 말이 오갔다. 특히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파전으로 좁혀진 후엔 현지에서 오보가 속출하기도 했다. 일례로 한 전문가는 전용기 한 대가 미국에서 캐나다로 향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오타니의 블루제이스행을 점쳤는데, 해당 전용기에 타고 있던 사람은 캐나다 사업가로 알려져 전문가가 공개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늘어가는 가짜뉴스에 오타니가 지나치게 비밀리에 협상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한국 야구 팬들은 당장 내년 오타니가 뛰는 개막전을 한국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앞서 MLB 사무국과 선수협회는 내년 3월 20일과 21일 서울에서 개막전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야구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MLB 계획의 하나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맞붙을 예정이다. 파드리스에 김하성이 뛰고 있는 만큼 ‘미니 한일전’ 기대감도 크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내년 시즌 투타 겸업 대신 지명타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개막 시리즈에서 선발 등판하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오타니는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탠 카스텐 다저스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시즌 첫 경기를 훌륭한 한국 팬들 앞에서 펼치고 싶다”며 “우리 선수들이 야구 전통과 재능이 풍부한 국가(한국)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계약하면서 스토브리그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FA 계약이 ‘오타니 계약이 마무리되면’이라는 이유로 미뤄진 탓이다. 올해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이정후 계약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ESPN은 블루제이스가 오타니를 놓치면 이정후를 잡을 것으로 전망했고, 후안 소토를 양키스에 내준 파드리스가 이정후를 데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이정후를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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