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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동강 난 與…험지선 “김기현 사퇴하라” 텃밭선 “진정한 X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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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총선을 약 4개월 앞둔 국민의힘에서 김기현 대표의 거취 결단을 놓고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내 수도권 출마자 및 비주류 진영에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 작업을 맡았던 인요한 혁신위가 ‘반쪽짜리’로 종료되고, 내년 총선 ‘서울 6석 확보’를 전망한 내부 보고서가 언론에 보도되자 김 대표의 사퇴를 공개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영남권 인사들과 주류 진영에선 이를 ‘지도부 흔들기’라 비판하며 반격했다.

서울 출마자·비주류 “김기현 사퇴해야”…‘원포인트 비대위’ 주장도

내년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3선의 하태경 의원은 11일 이틀 연속 김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기현 대표가 5560 공약(당 지지율 55%-대통령 지지율 60%)을 지키는 길은 자진사퇴뿐”이라며 “혁신위 시즌2에 불과한 공관위 꼼수로는 김 대표를 향한 당원과 국민의 분노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5560은 지난 3·8전당대회에 출마한 김 대표의 총선 승리 전략 중 하나다.

그는 “지난 10개월 김기현 대표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5560은커녕 거의 반토막 수준”이라며 “총선 과반 의석은 고사하고 100석조차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태의 제일 책임은 김 대표에게 있다”며 “수직적 당청관계로 우리 당을 좀비정당으로 만들었고, 수술하러 온 인요한 혁신위의 메스를 빼앗고 수술대에서 내쫓았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가 서울 6석, 수도권 참패 민심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지난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부 총선 전망 보고서를 언급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표만 교체한 ‘원포인트 비상대책위’ 체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 의원은 “대표 하나만 바꾸면 된다. 다른 최고위원들은 그대로 있으면 된다”며 “비대위원장 들어와서 기존 최고위원들 다 비대위원으로 그냥 바로 임명하면 끝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대표가 있으면 공관위원장이 누가 되든 혁신 공천할 수 있을까”라며 “반혁신 지도부가 구성하는 공관위 누가 혁신 공천할 거라고 믿겠나”라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인 김병민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의 거취 결단과 관련해 “이번 주가 저는 골든타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현 대표의 육성으로 어떻게 희생 의지를 확인했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리더십으로 이 당을 끌고 갈 건지를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친윤 색채가 옅은 부산의 5선 서병수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며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김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던가”라고 직격했다. 서울 마포갑 출마 의사를 밝힌 재선의 이용호 의원도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혁신에 응답해야 할 차례”라며 “외람되지만 국민들은 지금의 당 지도부에 대한 기대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보수 텃밭 강남·TK선 “당 흔드려는 자가 진짜 X맨”

반면 보수정당의 텃밭에 지역구를 둔 인사들을 중심으로는 이 같은 주장의 기저에 ‘지도부 흔들기’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강남갑 초선인 태영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누군가의 결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단결”이라며 자꾸 결단하라고 당대표를 흔드는데 결단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결단하면 선거철이 오면 다 잊어버릴 것”이라며 “지금은 우리가 불협화음을 낼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임세준 기자

경남 진주을 초선인 강민국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과 의원 단체대화방에 “당의 명운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운이 달린 총선이 불과 4개월밖에 안 남은 상황”이라며 “어느 때보다 당이 단일대오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오직 자신의 ‘정치적 셈법’만을 고려해 당의 단합을 방해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아 매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강 의원은 “당을 향한 내부총질만이 혁신이라 믿는 사람들로 비대위를 꾸린들 과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통합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분열하는 모습만 보일수록, 결국 민주당만 이득을 볼 것”이라며 “소속정당에 ‘좀비정당’이라는 망언까지 해가며 당을 흔드려는 자가 ‘진짜 X맨’ 아니겠나”라고 하기도 했다.

진주갑 3선인 박대출 의원도 전날 “합리적으로 강력한 대안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라며 지도부의 손을 들었다. 대구 초선 김승수 의원은 의원 단체채팅방에서 “도를 넘는 내부 총질”이라며 “지도부를 믿고 굳건하게 단합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상대책위원회는 절박함, 긴장의 어감을 갖고 있다”며 “여의도 사투리로 쓰면 공백, 진공, 혼란 이런 얘기로 흘러간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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