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북한의 각종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를 탐지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다층방어체계'(KAMD)를 5년 안으로 구축할 계획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 미사일과 장사정포 위협이 현실화한 만큼 하층·상층방어에 필요한 중·장거리 요격무기 전력화 완료 시기를 당초 예상됐던 2030년대에서 2028년까지로 앞당긴 것이다. 여기에 ‘한국형 아이언돔’인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까지 이 기간에 완료될 예정이어서 KAMD 능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 ‘한국형 패트리엇·한국형 사드’ 전력화…공군에 L-SAM 운용부대 창설 = 국방부가 12일 발표한 ‘2024∼2028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사거리와 요격률이 크게 향상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M-SAM-Ⅱ)와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가 2028년까지 작전 배치된다. 개발 중인 M-SAM-Ⅱ와 L-SAM 작전 배치 시기를 2028년까지로 못박았다. 당초엔 2030년대에나 전력화될 것으로 여겨졌다. ‘한국형 패트리엇’ M-SAM-Ⅱ(천궁-Ⅱ)는 고도 30∼40km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하층방어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작전 배치된 M-SAM-Ⅰ(고도 20㎞ 이하)을 개량한 것이다.
이들 무기와 함께 하층방어를 담당하는 전력은 일부 작전 배치된 패트리엇(PAC-2/PAC-3·고도 40㎞ 이하), 개발 중인 M-SAM-Ⅲ(고도 40㎞ 이상)가 있다.
M-SAM-Ⅲ는 북한 미사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M-SAM-Ⅱ보다 요격 성능과 교전 능력이 향상된 유도무기를 말한다. 오는 2034년까지 약 2조8300억원이 투입돼 개발된다. 오는 2026년까지 개발되는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도 하층방어 전력이다. 상층방어 전력으로는 ‘한국형 사드’로 전력화가 완료된 L-SAM(고도 50∼60㎞)과 개발 중인 L-SAM-Ⅱ(고도 60∼150㎞ 이하)가 있다.
L-SAM-Ⅱ는 기존 L-SAM보다 요격 고도가 상향된 고고도 요격유도탄과 공력비행 미사일을 장거리에서 요격할 수 있는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이 핵심이다.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와 동일한 요격 고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타격할 L-SAM-Ⅱ는 오는 2035년까지 2조7100억원이 투입돼 개발된다. 특히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에 L-SAM 운용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다. 경북 성주에 있는 주한미군 사드 기지처럼 별도의 L-SAM 운용 부대를 만들어 하층방어 전력부대와 연동해서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천궁-Ⅱ, PAC-3 유도탄, L-SAM 등 방어전력 확보
국방부는 “천궁-Ⅱ, PAC-3 유도탄, L-SAM 등 다양한 방어전력을 확보해 수도권 및 핵심시설 등 주요 자산에 대한 상·하층 방어능력을 보강할 것”이라며 “장사정포요격체계와 M-SAM-Ⅲ, L-SAM-Ⅱ 등을 개발해 복합·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이미 전력화가 완료된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Ⅰ/Ⅱ와 탄도탄 추적 능력을 갖춘 정조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을 순차적으로 전력화해 탄도탄에 대한 중첩감시 능력도 강화하겠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초소형 위성 40여기·자폭드론 띄우고 EMP탄·정전탄 등 개발= 국방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형 3축 체계 강화 차원에서 초소형 위성체계와 군집(벌떼)·자폭드론, 전자기펄스탄(EMP탄), 정전탄(탄소섬유탄) 등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무게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을 2028년까지 개발해 2030년께 40여기를 우주에 띄운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소형 위성 40여기와 군정찰위성 5기가 전력화되면 북한 전역을 30분 단위로 감시 정찰할 수 있어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 등의 움직임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자폭드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투입되면서 살상력과 파괴력이 증명된 무기다.
러시아군은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공격하고 있다. 30∼50㎏의 폭탄을 싣고 2400㎞의 장거리 작전까지 가능한 이 자폭드론은 목표물이 확인될 때까지 공중에서 대기할 수 있어 ‘선회하는 폭탄’으로 불린다.
우리 군도 이런 자폭드론을 개발해 유사시 북한 지도부와 발사·지원시설 등을 타격한다는 게 군의 구상이다. 무게 3∼4㎏가량의 폭탄을 탑재한 드론 수십여기를 목표물에 돌진시키면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벌떼 드론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타격 및 파괴 반경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19년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와 인근 쿠라이스 유전이 10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된 사례가 있다.
자폭드론 개발해 북 지도부 타격
북한은 동체에 하늘색을 칠한 비행기 형태의 무인자폭기 100여 대를 이미 실전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전체 무인기 1000여 대 가운데 무인자폭기만 100여 대다. 최근에는 미그-15 등 구형 전투기 일부를 무인자폭기로 개조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EMP탄은 강력한 전자기펄스를 방사해 적 전자장비 부품 파괴 및 오작동을 유도하는 무기다. 항공기 투하탄이나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목표로 하는 특정지역에 타격을 주는 무기다. 예를 들어 항공기에서 투하하면 반경 1∼5㎞ 이내의 전자장비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실제 파괴하는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정전탄은 전도가 높은 니켈과 탄소섬유를 결합해 만든 자탄(子彈)으로 상대방의 전력망을 파괴하기에 일명 ‘정전폭탄'(Blackout Bomb)으로 불린다. 북한은 7000∼8000여 개의 지하 군사기지를 구축해 놓고 있어 유사시 대형 발전소 상공에서 이 폭탄을 터트리면 전력공급 차단으로 상당수의 지하요새가 무력화될 수 있다. 군은 정전탄을 오는 2028년까지 전력화할 계획이다. EMP탄과 정전탄은 전자기기와 전력망을 순간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무력화하는 ‘발사 왼편'(Left of Launch·발사 이전) 작전에도 동원될 수 있는 무기다.
전자전기는 적 레이더와 지휘통신망에 대한 전자 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항공기이며, 함정용 전자전 장비는 함정에 장착해 적 레이더와 대함유도탄에 대한 전자 공격을 수행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