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EVX’는 KGM의 내연기관 SUV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모델이다. EVX는 기존 모델에 비하여 모던한 실내외 디자인이 돋보인다. 주행 성능은 무난하고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이 적고 편안하다. 에코 모드나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도 운동 성능의 차별화는 느끼기 어렵고 서스펜션 또한 변화가 없다. 전 세대에 어울리는 무난한 디자인에 동급대비 넓은 실내와 적재공간,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가졌다.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는 평균 433Km이다.
토레스는 KGM이 쌍용차를 인수하여 끌어안은 적자행진을 지난해 6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킬수 있게 만든 효자 상품이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월평균 3700대를 판매하며 국내 SUV 시장에서 상위 랭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KGM은 토레스의 선택폭을 가솔린에서 LPG 바이퓨얼, 전기차, 그리고 2025년 선보일 하이브리드까지 넓히고 있다.
시승회에서 만난 토레스는 전기차 이미지를 입고 모던해졌다. 전기차 이미지라고 하나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보수적인 변화이다. 특히 간결하게 정돈된 앞모습이 인상적인데 수평적 LED 주간주행등과 순차점등 턴시그널이 이어진 ‘키네틱 라이팅 블록’을 통해 미래차 이미지를 만들었다. 다만 기존차가 가진 전면 디자인의 디테일이 사라져 보기에 따라 밋밋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헤드램프는 프로젝션 4등식으로 변경하여 하단의 범퍼로 이동했다.
옆모습은 직선과 곡선을 모두 활용한 라인을 통하여 균형을 잡았다. 두꺼운 C-필러를 무거워 보이지 않게 디자인으로 잘 처리했다. 후면 디자인 또한 6등식 램프로 가지런히 정리했다. 기존 토레스에서 인상적이었던 스페어타이어를 형상화한 리어 가니시와 세로형 리어램프가 깔끔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아 충전구는 운전석 측면 펜더에 위치해 있다. 캠핑 등에서 유용한 차체에서 외부로 전기를 사용하는 V2L 기능도 이곳을 이용한다.
실내는 최신 디자인 유행대로 전자식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이어진 형태이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를 따라 수평으로 배치되어 있다. 공조장치의 조작부 또한 모두 모니터에 통합시켰다. 이는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나누어질 것 같다. 길게 뻗은 센터 가니시와 함께 기어 노브 또한 토글식 레버로 바뀌어 단순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고 있다. 여전히 투박한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은 조금 답답하다.
실내 거주성은 뛰어나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팩을 깔았지만 특별히 공간이 줄어든 느낌은 없다. 2열에 앉아보니 헤드룸이나 레그룸 모두 여유롭다. 다만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인 까닭에 바닥에 센터 터널이 자리잡고 있다. 트렁크 공간은 차박이나 캠핑 등의 다양한 레저 활동을 의식하여 839L, 2열 폴딩시 1662L까지 확장 가능하다. 최고급이라고 말하는 천연가죽 시트는 질감이 좋은 것은 아니어서 자칫 인조가죽 시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차체의 81%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하고 8개의 에어백을 갖춰 안전에 대비했다고 한다.
토레스 EVX는 싱글 전기 모터와 중국 비야디(BYD)의 73.4kWh LFP 블레이드 배터리팩으로 최고출력 152.2kW(207마력), 최대토크 34.6kg·m를 낸다. 동일 공간에서 더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블레이드 배터리 구조는 LFP 배터리의 단점인 주행거리를(1회 주행 최대 433km) 보완했다. 테슬라와 벤츠, 볼보 등에서도 LFP 배터리 사용을 늘려가는 추세다.
배터리 무게로 420kg이 무거워진 차체는(공차중량 1940kg) 앞, 뒷열 모두 적당히 편안하고 안정된 승차감을 보여준다. 묵직한 주행감을 가지고 있고 가속력은 기존 토레스를 조금 앞선 정도이다. 주행에서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이 적다고 느꼈는데 그 이유일 수도 있다. 넘치지는 않지만 꾸준한 힘으로 계기판 기준 최고속도인 180km/h까지 안정적인 가속을 보인다. 전기차의 정숙함으로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는 중고속의 풍절음은 조금 아쉬운 수준이다. 감속할 때 모터의 저항을 활용해 전기 에너지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시스템은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전방 차량이나 과속카메라 등, 도로여건에 따라 회생단계를 알아서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도 탑재되었다.
토레스 EVX의 세제혜택 후 가격은 4750~4960만 원이다. 가격에서 경쟁모델로 볼 수 있는 현대차 코나 EV의 세제혜택 후 가격은 4752~5090만 원이다. 넓은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에서 토레스 EVX가 월등히 유리하다. 또한 경쟁사의 모델 중 가격에서 상위 모델인 아이오닉5나 EV6와 비교해도 토레스 EVX는 전장 4715mm, 전폭 1890mm, 전고 1735mm를 갖춰 더 넓고, 높고, 긴 차체를 가지고 있다. 또한 태생이 오프로더인 토레스를 베이스로 한 만큼 최저지상고(175mm), 진입각(18.8도), 탈출각(21.1도) 등의 기동성능 또한 다른 경쟁 전동화 모델에서는 찾을 수 없는 강점이다.
KGM은 최근 시장에서 전기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시기에 토레스 EVX를 출시했다. 때문에 올해 3월 사전계약 당시보다 판매가격을 약 200만 원 인하해 기본 트림 E5를 4750만 원, E7은 4960만원으로 책정했다. 각종 보조금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3천만 원대에서도 가능해진다. 토레스 EVX의 장점은 확실히 가성비에 있다. 도심형으로만이 아니라 레저와 여행, 또 가족 중심의 편안하고 편리한 차를 찾는 모든 세대에게 무난하고 유용한 차다. 2025년으로 예정된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더욱 기대된다.
글 박해성
KGM TORRES EVX
크기(길이×너비×높이) 4715×1890×1735mm
휠베이스 2680mm
모터
최고출력 152.2kW(207마력)
최대토크 34.6kg·m
배터리 리튬 인산철(LFP) 블레이드
용량(kWh): 73.4
1회 충전 주행 거리 : 433km
전비(복합) 5.0kWh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25/60R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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